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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이번 MOU를 계기로 통신 수단인 스마트폰을 ‘라이프스타일 미디어’로 재해석했다. 양사는 기존 출시된 제품을 단순 변경하는 수준을 넘어 상품 브랜드 전략 및 사양, 개발의 모든 과정을 공동 진행하고, 각 사가 가진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차원의 전략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략 스마트폰은 UI(user interface), GUI(graphical user interface) 디자인을 현대카드가 맡아 새로운 관점의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만들기로 했다. 스마트폰에서 UI와 GUI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완전히 다른 개념의 스마트폰이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 영역에서 현대카드가 어느 정도의 역량을 발휘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현대카드가 신용카드 영역에서 실험적인 디자인 영역을 개척해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을 ‘라이프스타일 미디어’라고 정의한 점을 보면, 지금까지의 스마트폰과는 차별성이 강한 창의적인 상품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여기에 현대카드는 마케팅도 담당하기로 했다. 팬택은 연구개발(R&D) 개발과 제품 양산, 이동통신사를 통한 판매지원을 담당한다. 현대카드는 기본적으로 현대•기아차 대리점망을 통한 캡티브 마켓에 절대적인 강점이 있다. 마케팅 툴을 어느 정도까지 확대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현대카드는 언제든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팬택 제품의 판매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카드 입장에선 전략 스마트폰에 현대카드 관련 앱을 기본으로 깔고 갈 공산이 크다. 현대카드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시장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선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대카드는 이 같은 금융-IT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고객들의 휴대폰 선택권을 확대하고, 팬택은 시장점유율 늘려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다양한 디자인 협업을 진행해온 현대카드는 휴대폰을 통해 고객들에게 ‘현대카드다운 체험’을 제공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전략적 제휴는 지금까지의 ‘자동차와 IT’, ‘패션과 IT’로 구성된 협업 모델에서 금융과 IT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확대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지금까지 금융회사가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단순 IT 작업을 해온 경우는 많았으나, 휴대폰 디자인 및 UI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 ▲ 현대카드의 콜라보레이션들 |
현대카드는 그동안 고무장갑을 비롯한 주방용품을 ‘단순 생필품’에서 ‘기호품’으로 바꾼 ‘오이스터(OYSTER)’ 프로젝트와 기아차의 대표적 경차 ‘레이’를 기반으로 택시를 ‘이동수단’에서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재해석한 ‘마이택시(My Taxi)’ 콜라보레이션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
‘마이택시’는 최근 iF 디자인 어워즈에서, 금융회사 중 전 세계 최초로 커뮤니케이션 부문 금상을 받기도 했다. 서울역 미디어 아트쉘터(2010년, IDEA/iF/Red Dot)와 드림실현 프로젝트(2011년, IDEA)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3대 디자인 어워즈를 차례로 석권했다.
팬택은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폰 생산, 세계 최초 LTE폰 지문인식 도입 등 혁신 DNA를 가지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스마트폰 전문기업이다. 팬택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과도한 스펙 경쟁과 차별화되지 않은 디자인, 가격 경쟁에 빠져 있다”며 “현대카드와의 협업으로 고객에게 꼭 필요한 기능과 새로운 디자인을 갖춘 합리적 가격의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새로운 관점에서 현대카드가 해석한 스마트폰의 가치를 디자인과 기능에 담아낼 예정”이라며 “공장지대에서 가장 활기차고 트렌디한 장소로 변모한 뉴욕의 브루클린처럼, 이번 프로젝트가 팬택의 새로운 출발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