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첫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여성 리더십과 앞으로 과제에 대해 살펴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
온라인 경제매체 기자들이 전하는 CEO 소식!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오늘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네, 권선주 기업은행장에 대한 얘긴데요. 권 행장은 국내 첫 여성 은행장입니다. 지난해 12월 30일 취임했으니까 이제 5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는데요. 일단 첫 성적표인 1분기 실적은 합격점입니다.
여성 특유의 리더십으로 남성 위주의 보수적인 문화가 여전한 은행권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도 한데요. 하지만 앞으로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앵커>
김 기자, CEO 취임 5개월 만에 합격점을 내주다니, 너무 후한 것 아닙니까? 일단 알겠습니다. 저는 좀 더 얘기를 나눠보고 판단하겠습니다. 우선, 기업은행의 올 1분기 실적이 어땠습니까?
<기자>
자회사를 포함한 당기순이익이 3269억 원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전 분기 대비로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건데요. 기업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주요 금융그룹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2위권인 KB금융그룹보단 적지만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보단 오히려 더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기방어주로 주목받으면서 주식시장의 평가도 좋습니다.
<앵커>
이렇게 좋은 실적을 올린 사업부문이 뭔지 궁금하네요?
<기자>
사실 은행들 전반이 그런데 뾰족한 성과가 있었다기보단 부실기업에 들어가는 대손충당금과 일반관리비가 많이 줄어든 영향이 컸습니다.
<앵커>
자, 좀 포인트를 바꿔서요. 권 행장이 정부의 창조금융 정책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죠?
<기자>
소매은행으론 처음으로 기술금융부를 만들었습니다. 기술만 있는 벤처회사들을 위해서 부동산이 아닌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대출상품과 펀드도 내놨고요.
역시 국내 은행 가운데선 처음으로 문화콘텐츠산업 전담부서도 신설했습니다. 2016년까지 해당 기업에 7500억 원 가까이 지원해준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정부와 보조 맞추는 일도 잘하는 것처럼 보이긴 하네요. 다른 점도 좀 물어보죠. 권 행장의 리더십에 대한 안팎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여성 특유의 온화함에다 뚝심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권 행장은 한 달에 두 번씩 전국 18개 지역본부를 방문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카카오톡으로 직원들과 직접 대화하면서 꼼꼼한 소통 리더십도 발휘하고 있습니다.
권 행장의 이런 리더십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올 초에 강원지역에 폭설이 내려서 강릉지점이 거의 파묻혔다고 하는데요. 한 직원이 제설작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장의 사진을 카카오톡으로 보내자 얼마 지나지 않아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이 제설현장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세월로 침몰사고 당시 허둥지둥대던 정부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앵커>
김 기자, 각세우기로 유명한 김 기자답지않게 권 행장에게 너무 우호적인 것은 아닙니까?
<기자>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수습 과정에서 너무 헛발질을 해서 비교가 됐나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까 창조금융 얘기도 했지만, 권 행장이 정부의 정책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니냐, 뭐 이런 지적도 있다면서요? 바꿔말해 정부코드에 너무 맞춘다, 이런 얘기인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기자>
권 행장은 취임 당시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내건 창조금융을 강조해왔는데요. 최근엔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에 발맞춰 통일금융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사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전담하는 국책은행인 만큼 창조금융을 비롯한 신성장 기업에 대한 지원은 당연한 역할인데요. 문제는 정부의 입맛에 맛는 정책만 내놓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기업은행은 여러 악재에 휘말리고 있기도 한데요.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KT ENS의 대출 사기에 따른 특정금전신탁 불완전판매, 세월호 참사의 주범인 청해진해운 관계사에 대한 대규모 대출 등으로 금감원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정부 규제가 강한 금융산업의 특성을 권 행장도 무시할 수 없겠죠. 어쨌든 권행장의 진가는 앞서 얘기한 여러 악재들을 수습하고 가는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죠?
<기자>
맞습니다. 권 행장은 여성과 내부승진이라는 두 개의 유리천장을 깬 인물입니다. 그러다 보니 안팎에서 이것저것 우려가 많았는데요. 아직까진 무난한 평가를 받으면서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여성 리더십이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적한 악재들처럼 여전히 숙제는 많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리더십을 확인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건데요. 영업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옵니다. 실제로 권 행장은 2011년 카드사업본부 부행장 당시 성과 평가에서 꼴찌를 하기도 했다는데요.
여성 특유의 꼼꼼함과 온화함에다 자기만의 분명한 색깔을 보여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여성 대통령 덕분에 어부지리로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는 세간의 일부 평가도 잠재울 수 있을 듯 합니다.
<앵커>
'어부지리'라는 단어에서 권 행장이 얼마나 조직관리를 독하게 할지 딱 느껴집니다. 잘 지켜보죠. 김춘동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