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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에 밀리고 JB에 치이고…DGB의 잇단 무리수

  • 2014.11.13(목) 11:17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이어 대규모 유상증자도 추진
"공격적인 성장전략 우려스럽다" 시장 반응은 싸늘

DGB금융지주가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주가는 급락했고, 시장의 평가 또한 비판 일색이다.

대규모 유상증자의 명분이 약하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장 전략으로 자칫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DGB금융이 지방금융그룹 경쟁에서 밀리면서 우리아비바생명 인수에 이어 잇달아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DGB금융은 선두인 BS금융과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JB금융이 턱밑까지 쫓아오면서 2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 지방금융그룹들이 종합금융그룹을 청사진으로 내걸고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인규 DGB금융 회장과 성세환 BS금융 회장, 김한 JB금융 회장.


◇ “대규모 유상증자 이해하기 어렵다”

DGB금융은 지난 11일 434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발행 예정 신주는 3500만 주로 총발행 주식 수의 26%에 달한다. DGB금융은 대규모 유상증자의 이유로 대구은행(2140억 원)과 DGB캐피탈(1500억 원)의 자본 확충과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대금(700억 원) 마련을 꼽았다.

반면 시장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우선 유상증자의 명분이 약하다는 평가다. 대구은행의 자본비율을 고려할 때 당장 자본 투입이 급하지 않고, DGB캐피탈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고려할 때 너무 무리한 자본투입이라는 진단이다.

공격적인 성장 전략으로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은행과 DGB캐피탈의 내년 성장 목표가 비현실적이며, 설령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성장과 수익성에 대한 전망이 비현실적이며, DGB캐피탈의 경우 2~3년 후를 내다본 증자라는 점에서 급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상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불확실성이 많은 현재의 매크로 환경에서 성장 목표가 너무 공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당시에도 증자를 하지 않고 절제력을 보여줬던 DGB금융이 대규모 증자를 너무 앞서서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 지방금융그룹 경쟁서 밀리며 무리수?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건 역시 시선이 곱지 않다. DGB금융은 지난 10일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방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보험업에 진출했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은 “새로운 개념의 지역 밀착형 보험사”라는 청사진을 내걸었지만 당장 시너지 효과를 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금융에서 NH농협금융으로 다시 DGB금융으로 팔리는 과정에서 설계사들이 대거 이탈했고, 현재 지급여력비율(RBC)을 고려할 때 추가 증자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DGB금융이 다른 지방금융그룹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잇달아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영남권 경쟁자였던 BS금융은 경남은행 인수와 함께 DGB금융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여기에다 JB금융이 광주은행 인수와 함께 덩치를 키우면서 이젠 지방금융그룹 2위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BS와 JB 등 다른 지방금융그룹들이 잇단 인수•합병(M&A)으로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DGB금융이 경쟁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초조감으로 잇달아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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