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가 지배구조 새판을 짜야 하는 격변기를 맞았다. 김한 JB금융 회장이 최근 3연임을 포기하면서다. 김 회장은 JB금융의 대주주인 삼양그룹의 김윤 회장과 사촌 사이로 2010년 전북은행장을 맡아 2013년 지주사 전환, 2014년 광주은행 인수 등 전성기를 이끌었다. 내년에 김한 회장 시대가 저물고 사실상 '2기 경영진'이 출범하는 셈이다.
이로써 김 회장과 함께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JB금융 사외이사 전원도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들은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이다. '킹'과 '킹 메이커'가 한꺼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것이다.
계열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북은행은 행장과 사외이사 3명이, 광주은행은 행장과 사외이사 2명이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6일 JB금융 관계자는 "지난달말 이사회가 차기 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며 "내년 2월 주총 45일전까지 회장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내년 1월 중순까지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장 후보 '열쇠'는 임추위가 쥐고 있다. '킹 메이커' 임추위는 최정수· 김대곤·이용신·김상국·이광철 등 사외이사 5명과 윤재엽·안상균 비상임이사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윤재엽 비상임이사는 현직 삼양홀딩스 사장이다. 차기 회장 후보에 대주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인 셈이다. 윤 이사는 삼양홀딩스 회계실장 등을 거친 회계·재무 전문가로 최근 사장으로 승진할 정도로 그룹내 신임이 두텁다.
변수는 이사들의 임기다. 임추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5명의 임기가 모두 내년 3월에 끝난다. 임추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정수 사외이사는 2015년에 선임된 뒤 3연임에 성공해 4년간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2014년에 선임된 이용신 사외이사는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면 더 이상 연임할 수 없다. 사외이사 최대 재임기간 5년 규정 때문이다. 2016년에 선임된 김대곤 사외이사, 작년에 선임된 김상국·이광철 사외이사도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 2013년부터 JB금융지주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윤재엽 삼양홀딩스 사장. |
반면 임추위 멤버중 한명인 윤재엽 비상임이사의 임기는 2021년까지로 넉넉한 편이다. 그는 2013년 선임 이후 8년간 이사 자리를 보장받고 있다. JB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은 사외이사는 5년을 초과해 재임할 수 없다고 막고 있지만 이사의 연임은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내부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임용택 전북은행장과 송종욱 광주은행장이다. 임 행장은 대신증권 등을 거친 외부영입 인사이고 송 행장은 20년 넘게 광주은행에서 일한 내부 출신이다. 두명 모두 행장 선임 당시 김한 회장이 추천했지만 김 회장과 임 행장이 심정적으로 더 가깝다. 두 사람은 1987년부터 1995년까지 대신증권에서 같이 근무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사퇴로 임 행장의 거취도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회장 후보가 낙점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차기 회장이 누가 될지는 섣불리 예상할 수는 없다.
내년 3월 끝나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CEO는 지난 5월 처음 설립된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 추천권을 쥐고 있다. 이 위원회 구성원은 위원장인 김한 회장을 제외하고는 임추위와 동일하다. 지난 5월 임추위에서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 조직을 분리했지만 여전히 임추위가 자회사 CEO후보 추천권도 갖고 있는 셈이다.
두 은행 사외이사 총 8명중 내년에 절반 이상이 임기가 끝난다.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사외이사는 전북은행 이준호·최정수, 광주은행 강상백·장명철·김상국 등 총 5명이다.
JB금융 관계자는 "윤재엽 이사는 비상임이사로서 (회장 후보 추천 과정에) 참여할 뿐"이라며 "삼양홀딩스에서 주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아직 전혀 (움직임은) 없고 앞으로 공정한 절차에 따라 후보를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