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7일 발표한 '10월말 국내은행의 대출채권 및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은행의 가계대출은 무려 6조 4000억 원 늘어난 506조 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올해들어 10월까지 27조 7000억 원 증가해 최근 5년간 연중 증가치로는 최고 수준이다. 지난 8월 5조 1000억 원 늘어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9월 4조 3000억 원으로 다소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10월엔 다시 증가폭을 늘렸다.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이 5조 5000억 원으로 가계대출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 8월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완화가 이뤄졌고, 같은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인하됐다. 10월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금융감독원은 분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9월 주담대 규제완화와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부동산 경기 회복 등으로 주택실구입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10월중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1만 900건으로 지난 2008년 4월 1만 2200건을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정부의 기술금융 활성화 등으로 중소기업대출 증가폭도 확대됐다. 전월 2조 8000억 원 늘어난데 비해 10월엔 무려 6조 원이나 늘어났다.
연체율도 소폭 올라갔다. 중소기업대출(원화)은 1.21%로 전월말의 1.14%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0.08%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65%로 전 월말의 0.59%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0.17%포인트 떨어졌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인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 역시 전월보다 0.04%포인트 오른 0.54%로 집계됐다. 집단대출 연체율은 1.05%로 전 월말보다 0.16%포인트 올랐지만 이는 일부 재개발 지역의 일시적인 연체로 11월 중으로 해소될 것으로 금감원은 내다봤다. 집단대출을 뺀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3%로 낮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 연체율도 0.89%로 전월말보다 0.09% 올라갔다.
은행들의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0.9%로 전월말의 0.86%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0.07%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경우 현재 연체율 상승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가계대출 증가폭이 높아 앞으로 금리 상승 등 외부 충격으로 인한 리스크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