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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던 적금(?) 탄 은행들의 경영 착시

  • 2015.04.29(수) 17:30

삼성차 채권 관련 특별이익·법인세 환급 영향 커
영업력 측면에선 여전히 의문

금융지주회사들의 올해 1분기 경영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저금리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감소에도 은행들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그러나 웃을 수만은 없다. 일회성 이익이라는 착시 때문이다. 은행으로선 10년 이상 묵은 잊었던 적금(?)을 탄 기분이지만, 영업력 회복과 양적 완화에 따른 주식시장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신한·KB·하나금융 등 3대 금융지주가 발표한 실적 자료를 종합하면 3대 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총 1조 5709억 원. 지난해 4분기(전기비)와 비교하면 177%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42%나 순익이 늘었다. 하나금융이 상대적으로 순익 증가율이 높다. KB금융도 상당히 좋아 분기 순익 기준으로는 신한금융도 제쳤다.


이런 현상은 이들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을 봐도 알 수 있다. 신한은행은 당기순익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로 마이너스인 반면 다른 은행들은 크게 올랐다. 우리은행도 전년 동기 기준으로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세다.


올해 1분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까닭은 일회성 특별이익이 때문이다. 지난해 말 삼성자동차 채권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 나면서 당시 채권단들이 위약금과 지연이자 등 총 6200여 억 원을 올해 1분기에 받았다. 삼성자동차 관련 채권 이익이란 1999년 삼성차 법정관리 때 부채를 삼성 측이 삼성생명 상장(주당 70만 원 가정)을 전제로 처리하면서 채권단과 빚어진 갈등이 소송으로 번진 일이다.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채권단은 2005년 12월 말 소송을 시작했다.

하나은행(69억 원)과 외환은행(246억 원)에 잡힌 이 특별이익이 총 315억 원이다. 우리은행은 그 규모가 훨씬 커 1000억 원 정도가 당기순익에 영향을 미쳤다. 돌려받는 금액을 기준으로 당시 채권단이 서울보증도 1900억 원, 산업은행도 1000억 원이나 된다.

KB은행의 경우는 법인세 환입이 영향을 미쳤다. 2003년 9월 국민카드를 은행이 합병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문제로 회계처리 위반 혐의를 받고 금융감독당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당시 국민은행 재무 담당 최고책임자(CFO)였던 윤종규 현 회장이 징계를 받고 불명예 퇴진했었다. 이 사안에 대해 과세당국은 감독 당국의 의견을 전제로 법인세를 추가로 냈고, 소송에서 이겨 관련 법인세를 지난 1월에 돌려받았다. 이 금액이 1803억 원이다.

저금리 상황은 은행들이 같은 조건이고, 조직의 영업력만을 놓고 보면 하나금융이 나은 성적표를 내놨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기비로 242%, 전년 동기비로 45% 늘었다. KB은행도 이 비율이 26%, 7.7%로 지배구조 혼란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신한은행은 전기비로는 많이 늘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결국, 1분기 금융지주의 경영 성적표는 여러 분쟁으로 10년 이상 묵혀 뒀던 돈이 적금 만기처럼 돌아와 생긴 착시인 가운데, 주식 시장 활황에 따라 공격적인 투자를 즐기는 하나금융이 조금은 나은 성적표를 받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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