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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 독박 쓸 분위기의 금융위

  • 2015.05.07(목) 15:25

시중금리 급등으로 안심전환대출 손실 현실화
금리 상승 방아쇠 역할…경기부양 기조도 역행

금융위원회가 안심전환대출이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우선 최근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손실이 현실화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손실은 주택금융공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그러면 국민의 세금으로 집 있는 중산층의 이자 비용을 대줬다는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심전환대출은 정부의 경기부양 기조에도 역행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자금 조달을 위한 대규모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이 시중금리 상승을 자극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 시중금리 급등 안심전환대출 논란

안심전환대출 논란은 최근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면 위로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불과 보름 만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3%포인트, 10년물은 0.5%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최근 시중금리 상승은 대내외 여건이 맞물린 결과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대규모 MBS 발행이 시중금리 상승세에 기름을 붓는 불씨 역할을 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안심전환대출 논란이 불거지자 담당 기관인 주택금융공사는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우선 최근 시중금리 상승은 미국의 국채 금리 급등 등 대외 요인에다 국내 경기회복 기대감을 선반영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심전환대출 MBS 가운데 10년 이상 장기물에 한해 경쟁입찰을 계획하고 있지만, 미매각분은 전량 은행이 매입하는 만큼 수급 불안을 일으킬 변수는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MBS 물량 부담으로 시중금리가 오른 게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은행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안심전환대출 MBS 미매각 우려를 의식한 듯 MBS 마케팅에 나섰다. 주요 장기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충분하고,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금리 메리트도 커진 만큼 MBS 물량 소화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진단이다.

◇ 주금공, 안심전환대출 손실 독박?

반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선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주택금융공사가 독박을 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주금공은 MBS 발행 금리가 안심전환대출 금리보다 낮아야 손실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시중금리 상승과 함께 MBS 발행 금리 역시 크게 오를 수밖에 없어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금공은 34조 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 MBS가 한꺼번에 발행되는 것이 아니고 또 파생거래 등을 통해 금리 리스크를 관리하는 만큼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반면 파생거래를 통한 손실 흡수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금리가 오르면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리 상승분을 단순 반영하면 손실이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만약 결과적으로 주금공이 손실을 보면 정부나 한국은행이 손실분을 메워줘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세금을 동원해 집 있는 중산층의 이자 비용을 지원해줬다는 논란도 거세질 수 있다.

◇ 경기부양 기조 역행도 부담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파장이 정부의 경기부양 기조와 역행한다는 점도 금융위로선 부담이다.

실제로 주금공의 설명대로 최근 시중금리 상승은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 반면 안심전환대출 MBS가 시중금리 반등 과정에서 최소한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점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결국, 정부와 한국은행은 재정 확대와 잇단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부양에 올인하고 있는 와중에 금융위만 중간에서 훼방을 놓은 꼴이 된 셈이다. 금융위가 애초 안심전환대출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다 보니 계속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금공은 여러 가지 보완대책을 통해 대규모 MBS 발행에 따른 시장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10조 원이 넘는 MBS가 쏟아지면 수급상 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화살은 정부로 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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