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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 터진 차보험료 인상…이젠 '빅3'만 남았다

  • 2015.11.02(월) 15:38

'빅5' 꼽히는 메리츠화재·KB손보 인상 대열 동참
특약 조정해 보험료 인상하면 견제 어렵다 지적도

금융위원회가 보험산업 선진화를 위해 보험료 자율화를 공식화한 후 자동차 보험료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특히 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 등 ‘빅5’로 꼽히는 중대형사들이 인상 대열에 동참하면서 삼성화재를 비롯한 ‘빅3’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여전히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대형사들은 보험료 일괄 인상보다는 우회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 오히려 견제가 더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엔 고가차 보험료도 오를 예정이어서 이래저래 운전자들의 부담이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 중대형사도 보험료 인상 동참

최근 중소형사들이 잇달아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과 흥국화재는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5.2%와 5.9% 올렸다. 한화손해보험은 오는 11일부터 개인용 보험료를 4.8% 인상한다.

한화손보와 롯데손보, 흥국화재는 이미 작년에도 개인용 보험료를 한 차례 올린 바 있다. 악사손해보험과 더케이손보 등 자동차보험 전업사들 역시 작년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줄줄이 올리고 있다.

보험료 인상 움직임은 ‘빅5’로 꼽히는 메리츠화재와 KB손보 등 중대형사로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보험 4위권인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업무용과 영업용에 최근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9% 인상했다. 메리츠화재는 올 2분기 ‘빅5’ 가운데 유일하게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대를 웃돌면서 보험료 일괄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 지난해 자동차보험료 인상 현황(자료: 신한금융투자)


◇ KB손보, 특약 신설로 우회 인상

역시 지난해 업무용과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를 오린 KB손보는 특약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우회 인상에 나선다. KB손보는 이달 중순 업계 최초로 ‘대물배상 가입금액 확장특약’을 신설한다.

지금은 대물배상 금액을 1000만 원, 3000만 원, 5000만 원, 1억 원 등의 기준에서 선택하고 있다. 반면 앞으론 1000만 원 대물배상에 의무 가입한 후 초과 금액에 대해선 별도 특약에 가입하도록 했다. 대물배상 한도를 높이는 최근 추세를 고려할 때 전반적인 보험료 수준을 올리겠다는 얘기다.

김병헌 KB손보 사장은 이미 개인별 보험료 차등화를 통한 보험료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반영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도 “일괄적인 보험료 인상이 아니라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 삼성화재 등 남은 ‘빅3’의 선택은

메리츠화재와 KB손보까지 보험료를 올리면서 이젠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빅3’의 선택만 남았다. 다만 대형사들은 보험료 일괄 인상보다는 KB손보처럼 우회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우선 대형사들은 상대적으로 아직 여유가 있다. 자동차보험에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장기보험을 비롯해 다른 부문의 수익에서 손실을 메울 수 있다는 여력이 있어서다. 무엇보다 아직 금융당국의 눈치도 봐야 한다.

사실 ‘빅3’도 이미 할인특약을 없애는 등의 방식으로 은근슬쩍 보험료를 올리고 있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블랙박스 할인특약을 없앴고, 삼성화재는 에어백과 미끄럼방지장치(ABS) 등에 대한 보험료 할인을 폐지했다. 긴급출동 서비스 등의 특약 보험료도 속속 인상하고 있다.

◇ 가랑비 인상에 옷 젖는 줄 모른다

중소형사에 이어 중대형사마저 자동차 보험료 인상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손실을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 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 수준이지만, 현재 대부분 보험사의 손해율은 80%를 웃돈다.

올 2분기만 봐도 삼성화재(78.7%)만 간신히 손익분기점에 근접했을 뿐 동부화재(84.5%)와 KB손보(85.5%), 현대해상(86.2%) 등 대형사의 손해율조차 80% 중반을 넘나들었다. 여기에다 금융위가 보험산업 선진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보험료 자율화 기조를 밝힌 점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특약을 건드리는 방식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은근슬쩍 올리면 견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내년부턴 수입차를 비롯해 고가 자동차의 보험료도 최대 15% 오를 예정이어서 이래저래 운전자들의 부담은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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