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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딴 데 눈 돌리는 금융

  • 2016.03.18(금) 10:00

[금융, 융합 그리고 플랫폼] ICT의 전방위 위협
비금융 융합과 새 플랫폼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

"우리의 경쟁상대는 더는 은행이 아니다. 카카오를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일해야 한다."

 

요즘 은행 고위관계자를 만나면 종종 듣는 얘기다. 그만큼 ICT기업으로부터의 위협의 강도가 세졌다는 얘기다. 동시에 방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영역과의 적극적인 융합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의 영역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불과 1~2년 전이었다면 생각도 못 했을 일이다. 은행에서 카카오톡에 대적(?)할 SNS인 위비톡을 내놓고, 이제는 위비장터라는 오픈마켓까지 선보인다니. 그뿐인가. 임대주택의 새로운 사업모델도 은행에서 나왔다. 신용카드사는 결제 앱을 통해 대리운전 기사를 연결해준다.


결국은 먹거리다. 몇 년 전까진 돈 빌려주고 이자 받고, 할부도 해주면서 먹고살 만했다. 지금은 다르다. 저금리에다 핀테크의 등장으로 금융의 경계가 무너졌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등장했다. 더는 본업만 고집해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 딴 곳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 저금리·ICT의 위협

 

신용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직격탄을 맞았고, 중금리 대출 활성화로 카드론의 설 자리도 좁아졌다. 은행들은 저금리의 잇단 폭격을 맞고 여전히 헤어나오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P2P 업체 등장은 기존 금융의 영역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해 카카오톡이나 소규모 핀테크회사도 외화이체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굳이 은행을 이용하지 않아도 해외송금이나 환전(새마을 금고 등) 등을 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다.

 

앞서 은행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기존보다 싸고 편리하게 해외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놨다. ☞'해외송금 단돈 4천원'..은행권 '신(新) 수수료 전쟁' 은행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은행, 카드사만의 고유영역은 점차 줄어드는 동시에 이들 역시 비금융과의 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수익 찾아 삼만리: 진화와 융합

 

키워드는 진화와 융합이다. 국민카드는 과거 카드사들이 했던 통신판매업을 요즘 트렌드에 맞춰 발전시켰다.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인을 겨냥한 역직구 쇼핑몰로 카드 결제 수수료와 중개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삼성카드 역시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S엣지 출시에 따른 할부금융 프로그램에 참여해 새 수익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반환조건부 할부취급에 따른 중고휴대폰 매매 관련 업무를 금융감독원에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세부 구조와 금융규모 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현대카드와 캐피탈이 현대자동차라는 모회사의 캡티브 마켓을 활용하는 것과 큰 틀에선 다르진 않다.

신한카드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앱카드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휴 대상 업체도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3월 중 서비스를 목표로 준비중인 대리운전 서비스는 기존에 내놨던 '쏘카(카쉐어링)', 대학 등록금 결제 등의 연장선 상에 있다. 경쟁 카드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대리운전 서비스는 주로 현금결제였는데 이 시장을 카드로 돌린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주 강호인 국토교교통부 장관과 뉴스테이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하나금융 제공)


◇ 수익찾아 삼만리: 새 플랫폼 구축

비씨카드도 자체 브랜드인 PB(Private Brand)를 이용해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준비중이다. 금감원에 부수업무로 신고했고, 이르면 이달이나 다음달 초에 론칭할 예정이다. 공통 브랜드화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통신판매업과는 다르고, 수익구조 또한 다를 수 있다는 게 비씨카드 측의 설명이다.

하나금융지주가 은행의 유휴 부동산을 활용해 추진하는 뉴스테이 사업 또한 은행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엔 유휴 지점 등의 부동산이 있으면 팔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해 계속적인 영업기회를 얻는다는 게 다르다.

 

리츠에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하고, 오피스텔 재건축 과정에서 건설자금을 대출해 줄 수도 있다. 임대주택 입주자를 대상으로 금융서비스 등도 가능해 고객 확보와 영업기회를 창출해 낸다. 통합포인트 제도인 하나멤버스 포인트로 월세 및 관리비를 납부하는 등으로 주거래 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다.

그에 비하면 위비뱅크를 시작으로 한 우리은행의 위비톡, 위비장터는 아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수익원이다. 다만 요즘은 은행 영업점에 방문하는 고객이 전체 고객의 3%에 불과하다.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장터 등을 통해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개인고객까지 새로 유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결국 이것이 하나의 플랫폼이고, 이를 선점하는 것이 궁극의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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