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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vs 최윤…튀는 두 CEO의 자존심 대결

  • 2016.03.17(목) 09:30

전통 현대캐피탈과 신흥 OK저축은행 '챔피언 결정전'
톡톡 튀는 마케팅에 '꽂혀 있는' 두 CEO의 간접 대결

"캐피탈, 카드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현대캐피탈을 존경하고 벤치마킹하고 있다"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2014년 5월 중국 충친법인 개업 기념 기자간담회)

대부업에서 시작해 저축은행, 캐피탈까지 진출. 추후 카드사와 증권사 인수 가능성 등 제2 금융권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최윤 회장. 최 회장은 2년 전 그룹을 제2의 현대캐피탈로 만들겠다는 '꿈'을 밝혔다.

국내 굴지의 그룹 현대자동차의 금융 계열사인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이를 이끄는 정태영 부회장은 독특한 발상과 마케팅으로 하위권이던 현대카드를 업계 상위권으로 성장시켜 주목받았다. 최근엔 현대카드 매각설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톡톡 튀는 마케팅 행보는 여전하다.

전혀 다른 궤적을 그려오던 두 최고경영자(CEO)가 금융권에서 서서히 한 점에서 만나려 하고 있다. 시중의 '소문'처럼 현대카드가 결국 회사를 매각하거나, 혹은 아프로서비스그룹의 바람대로 카드사를 인수하는 날이 오면 최 회장의 벤치마킹은 말 그대로 '성공적'이게 된다.

물론 그런 날이 당장 오긴 어려워 보인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최근 씨티캐피탈을 인수하며 주목받기도 했지만 이 영역에선 이제 첫걸음을 내디딘 모양새다. 또 현대카드가 자리 잡은 '기성 금융사'로 올라서기까지는 아직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다만 경영 현장이 아닌 곳에선 두 CEO가 직접 맞붙는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이목이 쏠린다. 바로 18일 시작하는 국내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다. 올 정규리그 1위 팀인 현대캐피탈과 지난해 챔피언 OK저축은행이 맞붙는다.

배구장에선 두 그룹의 위상이나 영역이 별로 중요치 않다. 배구 실력만이 관심사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5전 전승으로 챔피언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팀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돌풍을 일으킨 현대캐피탈에 3경기 동안 단 한 세트도 뺏지 못하고 3패만 떠안았다. 현대캐피탈은 게다가 현재 18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기 싸움은 이미 지난달 시작됐다. 2월 9일 현대캐피탈이 OK저축은행을 3대 0으로 가볍게 누르자, 정태영 회장은 본인의 SNS에 이 '기쁜' 소식을 알렸다. 그는 "프로배구에서 한 라운드를 전승하기는 거의 없는 일인데, 현대가 두 라운드째 전승했다"며 "남의 이야기인지 내가 관련된 팀의 이야기인지 모를 지경"이라고 했다.

두 CEO의 배구 사랑이 남다르다는 점도 이번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한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대한배구협회에 5000만 원을 내며 주목받았다. 공사비 300억 원을 들여 2013년 7월에 문을 연 현대캐피탈 배구단의 훈련장도 유명하다. 최 회장도 이에 뒤처지지 않는다. 그는 배구단 인수를 추진했다가 우리카드에 밀려 실패했지만, 이후 배구협회를 설득해 OK저축은행 배구단을 창단했다. 이후 2년 만에 우승을 끌어냈다.

이들은 배구뿐 아니라 영업 현장을 벗어난 다양한 마케팅을 중시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 현대카드가 최근 오픈한 '채널 현대카드' 광고 페이지.

 

▲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일본 동경한국학교와 청구학교를 각각 방문해 우수학생 32명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아프로서비스그룹)


현대카드는 최근 '채널 현대카드'를 새로 오픈했다. 차별화한 브랜드를 콘텐츠로 만들고, 이를 자체 플랫폼을 통해 고객에 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슈퍼콘서트와 슈퍼매치 등 문화마케팅을 펼치고, 카드 회원 전용의 도서관이나 레스토랑을 여는 등 톡톡 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의 경우 톡톡 튀지는 않지만 나름의 사회 활동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본계'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여러 공헌 활동이 눈에 띈다. 하키와 럭비 등 비인기 종목 지원, 또 국내 대학생과 전 세계 재외동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사업 등이 잘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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