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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때 아닌 예·적금 특판경쟁…왜?

  • 2018.05.11(금) 18:11

이자 높여주며 특판 경쟁
상품만기 몰리는 연말에나 볼 풍경
이자장사 비판여론·예대율 규제강화에 대응

 

올들어 은행들이 수신(예금·적금)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나아가 수신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경품이나 금리를 얹어주는 특별판매도 적극 나서고 있다.

 

통상 수신상품 만기가 많이 돌아오는 연말에 이같은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같은 은행들의 행보는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커지자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강해지는데다 하반기 가계대출 규제가 더 강화될 예정이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주요 시중은행 "경품도 드리고 이자도 더 드립니다"

올들어 대부분 주요 시중은행들이 수신상품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직장인 우대적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특별우대이율을 제공중이다. 신한은행은 'U+ 투게더 적금'을 출시하고 경품제공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출시해 올 2월 판매를 마감하기로 했던 '하나된 평창' 수신상품을 두차례에 걸쳐 추가 판매했다. 하나은행은 또 일부 조건을 충족하면 중도해지금리를 적용하지 않는 '내집 마련 더블업 적금'도 내놨다.

우리은행은 여자프로농구단 정규리그 우승을 기념한 정기예금 특별금리 우대 이벤트를 시행했고, NH농협은행은 올원뱅크 전용 특판예금을 지난달 출시했다.

이처럼 수신상품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수신상품 금리도 덩달아 상승했다. 일부 상품군의 경우 최대 3%가 넘는 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1.85%다. 이를 감안하면 은행들의 특판상품 금리가 많이 높아졌다.


◇ 이자장사 비판 의식·예대율 규제 대비용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높여주며 경쟁에 나선 것은 우선 은행들이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은 예금과 대출이자 차익에 따른 이자수익이 3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에 비해 2조9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까지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음에도 이자수익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까지 나서 "은행이 전당포식 영업을 한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A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도 수신상품에 영향을 끼쳤지만 사회적 여론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상 자제 및 수신금리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수신상품 전략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달라지는 예대율 규제 역시 영향을 줬다.

 

예대율이란 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을 뜻한다. 은행들은 예대율을 100%로 맞춰야 한다. 예금잔액을 넘겨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은행의 외형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2012년 7월 도입됐다. 올해 하반기중에 예대율 규제가 더 강화된다. 

현재는 예대율을 산정할때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가중치가 같지만 앞으로는 차등적용된다. 가계대출의 가중치를 15% 높이고 기업대출은 15% 낮출 예정이다. 가계와 기업에 각각 100만원을 대출해줬다고 가정하면, 예대율을 산정할때 가계대출은 115만원을 해준 것으로 반영되고 기업대출은 85만원으로 반영된다. 가계대출을 많이 해주면 예대율이 높아져 제재를 받게되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예금잔액을 키우는 방식으로 규제강화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늘리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 위험 부담이 커 마냥 늘릴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이런 점을 감안해 올 1월에 예대율 산정방식 개선방안을 내놓고도 유예기간을 주고 있다. 올 하반기중에 시행한다는 예고만 해놓은 상태다. 

B은행 관계자는 "대출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 취급하고 있지만,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수신상품 등을 통해 예수금을 미리 늘려놓을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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