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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회초리 피했지만 정책으로 매 맞는 일상"

  • 2018.10.12(금) 14:14

국감 시즌 카드·저축은행 표정
국감에 경영진 증인채택 없어 '안도'
"카드수수료·대출금리 등 정책 매질은 일상"

매년 10월이 되면 정부부처나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금융사)도 긴장한다. 국정감사 때문이다. 국회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할 경우 국민이 보는 앞에서 쓴소리를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

올해 신용카드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국정감사 칼날을 피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2금융권 금융회사 경영진에 대한 증인신청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정은 어둡다. 국정감사 현장에서 공개적으로 회초리를 맞는 것은 피했지만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인하된 금리 소급적용,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정책적인 압박은 어느때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금융당국에 대한 국정감사 진행상황과 국감 내용의 배경을 파악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 카드수수료·대출금리 이슈지만 경영진 증인채택은 없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감에서는 신용카드회사의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질의와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원가)을 공개해 수수료 인하 여력을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가맹점의 부담을 카드수수료를 쥐어짜 풀려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질문은 받은 사람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다. 최 위원장은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을 마련할때 마케팅비용 개선에 역점을 두고 살펴보겠다"며 "적격 원가를 파악해서 카드사의 적절한 수익구조는 유지되도록 무리하게 낮추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카드사들은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서 중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부각되자 국정감사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가맹점 카드수수료 문제가 부각돼 카드사 CEO들에 대한 증인신청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카드사들은 국정감사에서 카드수수료 문제가 주요 사안으로 상정됐지만 CEO 증인 채택이 없자 한시름 놨다.

저축은행업계에서도 국감장 증인석에 서는 경영진은 없다.

저축은행업도 법정 최고금리 20%를 골자로 하는 저축은행 여신거래기본약관 개정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미 법안 개정이 확정적이다 보니 국감장에서는 별다른 지적이 없었다.

이번 정무위 국감은 2금융권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권에서도 CEO급 인사는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았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증인으로 신청되면서 중금리대출 미흡에 대한 질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10일 증인신청이 철회됐다. 국감 직전 금융위원회 주도로 인터넷은행에 대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새마을금고는 MG손해보험 편법인수 논란으로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이 증인석에 설 예정이었지만 철회됐다. 대신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MG손해보험지부장이 증인석에 섰다. 새마을금고는 2013년 사모투자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를 활용해 편법으로 MG손해보험(구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하고 이를 당국이 눈감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동진 지부장은 국감에서 "당시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이 새마을금고가 직접 경영하고 고용도 보장될 것이라고 했다"며 "김주현 예보 사장도 고용도 보장될테니 더 이상 반대하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당시 보험사 인수 심사는 법령에 따라서 했을 것"이라며 "그 이후 부실 책임은 경영 그 자체가 잘못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 업계 "국감 회초리 피했지만 정책적인 매질은 이어져"

국감장에 직접 증인으로 서지는 않지만 카드,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업계는 강력한 규제정책이 계속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업계에서는 가맹점수수료 인하가 계속되고 있고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이를 소급적용하는 규제까지 이어지면서 수익성 유지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수년간 계속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신용카드사들의 내년 영업이익은 2017년 대비 15%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카드사의 결제부문 적자가 계속되고 있고 적자 규모는 매년 커지는 중이다.

이번 국감에서 너무 쥐어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금융위는 다른 비용을 줄여서라도 가맹점수수료 인하는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럴경우 특히 마케팅 여력이 부족한 카드사들이 불리하다.

홍준표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2실 수석연구원은 최근 "부가서비스 비용 축소는 점유율 하락으로 직결된다"며 "카드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에 대응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축은행업계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신용대출에 대한 법정최고금리가 낮아지고 있는데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소급적용해주는 내용의 약관개정이 진행중이다. 금융감독원이 약관개정을 주문한데 따른 조치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최고금리를 내릴 때마다 저축은행업계에 이를 소급적용하라는 압박을 해왔다. 실제 몇차례 소급적용됐으며 금융당국은 나아가 앞으로는 약관에 '소급적용'을 명시해놓고 운영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정부는 내년에도 최고금리를 더 낮출 계획이다. 현재 법정 최고금리는 연 24%인데 내년에 연 20%까지 낮출 예정이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국감장에 불려가지 않아 '회초리'는 피했지만 경영현장에서는 정책적인 매질을 당하고 있다"며 "우리도 적법한 금융회사로서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데 서민의 돈을 빼앗는 존재로만 여겨지고 있어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얘기를 속시원하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의 호통만 있고 소통은 없어 가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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