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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생명, 새 지급여력제도 자신감?…"자본확충 없다"

  • 2018.11.14(수) 10:53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관련 "자본확충 필요없다" 밝혀
상품포트폴리오 조정·자산매각 등 대응
전문가 "낙관 금물, K-ICS 실제 도입되면 상황 달라져"


생명보험업계 1, 2위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3분기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건전성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과 관련해 추가적인 자본확충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금과 저축성보험 판매 부진으로 전체 수입보험료와 당기순익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수익성 중심의 고마진 보장성보험 판매비중을 확대해 수익의 질을 높여 신계약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산운용 수익 제고, 자산듀레이션 확대 등의 노력과 금리상승 영향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K-ICS가 도입되면 부채를 원가평가방식에서 시가평가로 바뀌게 돼 현재보다 외부 환경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만큼 낙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회(IR)에서 "현재 금융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김대환 삼성생명 경영지원실 전무(CFO)는 "자본정책과 관련해 (K-ICS 세부안)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향후 변동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내부평가 결과는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현재 금융환경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추가적인 자본확충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업계 1위 삼성생명이 300%를 넘는 지급여력비율(RBC)을 유지하고 있지만 K-ICS를 도입하면 감독당국의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지급여력비율 100%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관측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9월말 기준 삼성생명 RBC는 317%로 전년동기 대비 13%포인트 줄었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다른 보험사와 달리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없이 내부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자본을 충당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K-ICS가 도입되면 신용리스크 부담이 커지는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고 올해 상반기 1조1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생명은 K-ICS가 도입돼도 지급여력비율이 150%를 상회할 수 있도록 ▲자산듀레이션 확대 ▲위험자산 비중 축소 ▲재보험 확대 등 경영개선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처분이익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수익의 내부유보를 통한 자본증가가 큰 폭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생명도 3분기 실적발표회(IR)에서 현재로서는 추가로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한화생명은 앞서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총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채권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해 9월말 기준 RBC가 220.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217.2% 대비 3.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한화생명은 또 과거 판매한 상품이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부담을 안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6% 이상 확정형 고금리 보유 계약자들의 만기가 돌아와 비중이 줄어들고 금리연동형상품 판매 증가, 시장금리 상승기조 등으로 부담금리가 전년대비 7bp 감소한 4.68%를 기록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용호 한화생명 리스크관리팀장은 "연말 부채듀레이션 제도 강화로 3분기 7.8년인 부채듀레이션이 9년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산 듀레이션을 높여 추가적인 RBC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산·부채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포인트 변할 때 자산과 부채 가치 변화를 나타내는 민감도 지표다. 둘 사이 갭이 클수록 RBC는 하락하게 되는데 금융감독원은 K-ICS 도입 연착륙을 위해 20년으로 캡이 씌워져 있던 부채 듀레이션 한도를 2019년까지 30년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는 부채 듀레이션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자본을 낮춰 RBC비율이 감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화생명은 장기채 매입을 통해 자산듀레이션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이를 통해 2016년 6.2년이었던 자산듀레이션을 2017년 7.0년, 올해 3분기 7.7년까지 확대했다. 올 3분기 부채듀레이션은 7.8년으로 듀레이션 갭이 0.1년으로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향후 외부 경영환경이 바뀌면서 전략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박사는 "아직까지 K-ICS 도입에 대한 경과조치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고 도입시기 외부환경이 어떻게 변화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자본확충 필요성에 대해) 낙관적으로 볼 수는 없다"며 "건전성 기준의 도입 시기, 기간, 방법에 따라 각사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이며 대형사라 할지라도 상황에 따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감독당국 역시 비슷한 시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보험사들의 목표 자체가 지급여력비율 100%는 아닐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본확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며 "대형사들 역시 현재 (자본확충) 계획이 없다고 해도 외부환경 변화와 K-ICS 도입안 확정 등이 이뤄지면 단계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2022년으로 1년간 유예될 것으로 전망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기에 맞춰 K-ICS 도입 시기를 맞추되, 2021년 시범실시 등을 통해 연착륙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삼성생명의 3분기 보장성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동기 대비 2.2% 증가한 4590억원을 기록했으며 수입보험료는 전년동기 대비 3.3% 감소한 5조2580억원, 당기순이익은 12.7% 감소한 2800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도 3분기 보장성 신걔약 APE가 244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3% 증가했고 수입보험료는 전년동기 대비 2% 감소한 3조760억원, 당기순이익은 7.9% 증가한 141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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