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장에는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 페이코 등 간편결제서비스가 출시돼 안착해가고 있다. 그런데 왜 첫발을 내딛는 제로페이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나올까.
▲ 서울시 제로페이가 시행된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로페이 결제시연을 하고 있다. 2018/12/20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재 확보한 제로페이 가맹점수는 약 3만곳이다. 이는 서울 전체 소상공인 점포의 3%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가 서울시 등과 업무협약을 한 때문에 일괄적으로 가입된 곳이 대부분이다.
서울시는 이날 시범운영이 시작되면 가맹점 수가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지만, 1차 목표인 가맹점 13만곳 확보는 요원해보인다.
이용자 확보도 문제다. 이용자수를 늘리기 위한 확실한 유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이용자 입장에서 제로페이를 사용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40%의 소득공제 뿐이다. 연말정산 마감이 코앞인 상황에서 새로 출범하는 서비스의 소득공제를 유인책으로 내세운 것이다. 결국 실제 혜택을 누릴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서울시는 카카오톡이 있는 카카오페이와 스마트폰이 있는 삼성페이와는 입장이 다르다. 이용자와의 접점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보다 많은 유인책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결제시장 참여자들이 지적하는 제로페이의 가장 큰 문제는 '기존 결제시장 참여자들에 대한 이미지 훼손'이다.
서울시는 제로페이를 위해 소상공인에게 수수료를 받는 기존 결제시장 참여자들을 공격해왔다. 이를 통해 특히 신용카드사들은 자영업자들의 고혈을 빼먹는 존재처럼 인식됐다.
경기불황과 최저임금·임대료·가맹점비 인상 등 다른 여러 문제들은 뒤로 숨고 결제금액의 2.08%(지난해 평균가맹점수수료율)를 받아가는 신용카드사들만 부각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신용카드업계는 제로페이 자체가 카드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결제시장에서 비용이 발생하고 참여자가 수익을 추구하는 경영행위 자체를 '나쁘다'고 인식하게 한 것이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사람들이 편리하게 물건을 사고, 파는 입장에서도 불편없이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 본업"이라며 "이런 결제시스템의 혜택은 자영업자도 누려오던 것인데 우리를 '악의 축'처럼 만들어버렸다"고 하소연했다.
업계에서는 제로페이의 탄생 배경이 '실제'보다 '명분'에 집착한 것부터 문제라고 지적한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0%로 낮추겠다는 취지에 도입된 서비스다. 취지 자체는 좋지만 다른 결제서비스와 경쟁해 이길 수 있는 무기도 없이 명분에 모든 것을 꿰맞추는 상황이다.
달리 얘기하면, 자동차 사고가 많아서 문제라며 정부가 속도를 낼 수 없는 자동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셈이다. 판매 부진이 우려된다.
자동차 사고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속도가 느린 차를 직접 만드는게 아니라 자동차 안전성을 보강하도록 하고 교통법규나 교통체계를 잘 만들어 관리감독하는 게 맞다.
제로페이가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한편에서는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가 대폭 인하됐다. 어찌보면 영세자영업자 수수료 부담을 없애준다는 제로페이 목적이 이미 실현됐다고 볼 수도 있다.
제로페이의 또 다른 문제는 은행 등 다른 여러 참여자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금융기관 이체수수료 등을 '당분간' 받지 않는 식으로 도움을 받고 있는 구조다.
제로페이 결제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다른 참여자들의 희생으로 메우는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향후 이체수수료 등이 유료화되면 기존 카드처럼 가맹점 수수료를 받거나 세금지원이 필요해진다. 수수료를 받으면 제로페이의 취지를 훼손하고, 세금투입은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자동차 사고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속도가 느린 차를 직접 만드는게 아니라 자동차 안전성을 보강하도록 하고 교통법규나 교통체계를 잘 만들어 관리감독하는 게 맞다.
제로페이가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한편에서는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가 대폭 인하됐다. 어찌보면 영세자영업자 수수료 부담을 없애준다는 제로페이 목적이 이미 실현됐다고 볼 수도 있다.
제로페이의 또 다른 문제는 은행 등 다른 여러 참여자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금융기관 이체수수료 등을 '당분간' 받지 않는 식으로 도움을 받고 있는 구조다.
제로페이 결제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다른 참여자들의 희생으로 메우는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향후 이체수수료 등이 유료화되면 기존 카드처럼 가맹점 수수료를 받거나 세금지원이 필요해진다. 수수료를 받으면 제로페이의 취지를 훼손하고, 세금투입은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