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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한은 조사로 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숙제'

  • 2019.05.15(수) 15:45

카뱅, 출범 2년만에 흑자전환 기대
인뱅, 편리함+혜택 무기로 시장 안착
기업금융 진출·시중은행 모바일뱅킹·보안 우려 등 넘어야 할 산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지난 1분기 66억원 흑자를 냈습니다. 이는 출범 2년, 6분기만에 처음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당시만 해도 흑자전환까지는 5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해외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대부분 5년 정도에 흑자전환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이같은 전망을 깨고 2년만에 연간 흑자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함께 출범한 케이뱅크는 아직까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성이 제기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올해 1월에서야 시행됐고 해외 사례를 보면 케이뱅크가 더디다고 볼 수는 없다는게 업계 시각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이후 시중은행에 비해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않음에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시중은행의 디지털 전환에도 '메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이 초기 시장진입에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소비자들의 모바일금융 이용행태'를 조사했는데 이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이 풀어야 할 숙제가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 '편리함'을 무기로 초기 시장 안착

은행업계에서는 국내 은행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성장세가 더뎌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의 진출을 지속해서 타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전문은행이 시중은행에 견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8년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과 일반은행의 모바일뱅킹서비스를 모두 이용한다고 답한 소비자중 56%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은행의 주요 채널로 자리잡고 있는 모바일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선호도가 더 높았던 이유로 '편리한 이용절차'가 꼽혔습니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오프라인 지점이 없어 줄일 수 있는 비용, 예를 들면 인건비 등을 금리와 같은 혜택으로 돌린 점도 영향을 줬습니다. 실제 한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전문은행의 이용 계기로 '다양한 혜택'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금융 노마드족' 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금융 소비자들이 편리함과 혜택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특히 2040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몸이 가벼운 인터넷전문은행은 소비자 니즈를 파고들 전략을 구사하기에 유리합니다.

◇ 기업금융 진출·시중은행 모바일뱅킹과 경쟁·보안 우려 등 숙제 많다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리테일금융(소매금융)만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향후 기업금융까지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경우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들은 당장 기업금융시장에 뛰어들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리테일금융이나 전세자금 대출과 달리 기업금융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입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은 개인에 대해서는 인증이 쉬운 편 입니다. 5분 정도면 계좌개설이 가능합니다. 신용대출은 빠르면 2분만에 신청되기도 합니다.

반면 기업대출은 기업의 대표자가 대리인을 내세워 은행업무를 보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기업이 거래하려면 대리인이 아닌 기업의 대표가 직접 실명인증 이후 기업금융에 필요한 각종 업무를 봐야 하는 셈입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법상으로 중소기업에 한해 기업금융을 할 수 있지만 본인인증 등 현재 모바일뱅킹에 적합하지 않다보니 리테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기업금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 되는 만큼 꾸준히 성장할 것"라며 "일단 올해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출을 내놓으며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초반 시장진입에는 성공했지만 시중은행 모바일뱅킹과의 싸움은 점점 버거워지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들은 디지털전환을 핵심 사업과제로 놓고 모바일뱅킹에 인적, 물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에 버금가는 편리함과 수수료 인하, 금리 우대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이탈을 막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조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 일반은행과 차별화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들도 꾸준히 모바일뱅킹을 개선해 왔기 때문에 현재는 다양한 인증수단, 좀 더 편리한 금융거래가 모바일뱅킹을 통해 가능해졌다"며 "지금도 모바일뱅킹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시스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선호하지 않는 두번째 이유로 '보안'이 꼽힌 것도 인터넷전문은행이 넘어야 할 산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금융사고 위험이 높다는 인식을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핵심 고객층인 20대는 한은 조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선호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보안'을 꼽았습니다.

이와 관련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은행업을 영위하면서 보안은 최우선 순위나 다름없다"며 "편리하게 은행과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보안성이 낮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를 바꾸기 위해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비즈니스워치에 처음으로 서울 상암동 전산센터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르포]카카오뱅크 심장 '상암 전산센터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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