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저축은행 매물 쏟아지지만 거래는 드물다

  • 2019.05.31(금) 13:20

79개사중 11곳 인수합병 시장 매물로
중대형 OSB·애큐온만 매각 진행
대부분 중소형사 난항..대주주 규제 등 영향

M&A(인수합병) 시장에 저축은행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지만 인수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까다로운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지역별로 엄격하게 적용되는 영업권역 제한, 지역경기 침체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중 현재 M&A시장에 매물로 거론되는 저축은행은 총 11곳이다. 하지만 실제 매각이 진행되는 곳은 극히 일부다.

◇ 중대형 OSB·애큐온만 순조로운 매각 진행

자산규모가 2조원이 넘는 중대형 저축은행인 OSB·애큐온저축은행이 새주인을 찾고 있다. 자산규모 1000억원 이상인 스마트·유니온·민국·DH·솔브레인·대한·머스트삼일저축은행과 자산 1000억원 미만의 삼보·대원저축은행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저축은행들의 실적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물들어올 때 노를 젓겠다'는 인식에 따라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하지만 업체별로 상황은 엇갈린다. 중대형사는 비교적 M&A가 추진되고 있지만 다른 곳들은 그렇지 못하다.

OSB저축은행은 지난달 삼성증권과 매각주관사 계약을 맺고 다수의 인수희망자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은 약 3000억원 수준에서 조율 중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베어링PEA에 팔릴 예정이다. 매각금액은 약 6000억원 수준이다.

대부분 저축은행 매각은 지지부진하다.

스마트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JS자산운용과 인수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결국 결렬됐다. 이후 우리은행의 자회사 우리프라이빗에퀴티(우리PE) 등이 참여한 스마트투자파트너스에 매각을 진행 중이지만,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앞두고 사모펀드로 매각을 꺼려하는 당국과의 조율이 길어지고 있다.

유니온저축은행은 2016년 핫텍으로의 매각이 자금조달 실패로 결렬된 뒤 지금까지 매수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민국저축은행과 DH저축은행, 솔브레인저축은행, 대한저축은행, 머스트삼일저축은행 등 중형 저축은행들도 선뜻 손을 드는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보저축은행과 대원저축은행 등 소형저축은행은 수년째 매물로 나왔지만 팔리지 않아 저축은행업계에서 악성매물로 분류된다.

삼보저축은행은 1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대원저축은행도 8년째 적자다. 두 회사 모두 영업점이 한곳 뿐이라 인수매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다.

◇ 대주주 자격 까다롭고 중소형사 인수 매력도 낮아

저축은행 M&A가 지지부진한 데에는 규제도 한몫을 하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나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사겠다고 나설 경우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가 매우 어렵다.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면 기존 대부업에 대한 완전 철수 계획을 밝혀야 한다. 또 영업구역 확대를 막기 위해 동일 대주주가 3개 이상 저축은행을 소유·지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도 대형 대부업체가 더이상 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사모펀드나 특수목적법인(SPC)이 저축은행을 인수를 시도할 경우 향후 10년간의 경영계획을 제출하고 승인받아야 한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투자수익을 돌려줘야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10년 동안 보유한다는 계획으로는 인수자금 모집이 어렵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계속 추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저축은행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를 도입하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 저축은행을 놓고 보면 인수매력도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전체로 보면 최근 실적이 개선세지만 특정 대형저축은행의 호실적 때문에 발생하는 착시효과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가 최초로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지만 상위 10개사(SBI·OK·한국투자·유진·페퍼·웰컴·JT친애·OSB·애큐온·모아) 비중이 44.7%에 달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와 당국 모두 현재 저축은행 수가 너무 많다는 공감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규제완화 등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당국의 의지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