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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직원도 이해하는데 '한나절' 걸린 DLF 설명서

  • 2019.11.05(화) 17:42

DLF 사태 토론회…무엇이 사태 키웠나
블룸버그 단말기로만 확인할 수 있는 기초자산
"위험 완전 헤지한 금융사, 고객 손실 관심 없었다" 지적

"DLF(파생결합상품) 사태가 터지고 나서 운용사에서 상품설명서를 받아서 연구했다. 다 이해하는데 한나절이 걸렸다."

5일 국회에서 열린 'DLF 사태로 본 설계·판매과정의 소비자보호 문제 토론회'(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주최)에서 정우현 금융감독원 부국장이 한 말이다.

그는 "감독원 직원도 이해하는데 한나절 걸리는데 70살이 넘는 고령 투자자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판매하는 은행직원은 제대로 알았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정 부국장은 이번 사태를 키운 '토양'에 대해 분석했는데 '전문가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구조'가 그 중 하나다.

정 부국장은 "도대체 기초자산이란게 일반인이 확인할 수 없다"며 "블룸버그 단말기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기초자산"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수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도 "어떤 요소들이 독일국채 만기수익률을 오르고 내리게 하고 변동폭을 좌우하는지 경제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며 "DLF의 손익분기점이 독일국채 만기평가금리 –0.3%인데, '마이너스 금리'는 금리와 이자율의 개념 차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일반인이 이해하기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금융사간의 견제장치가 무너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 부국장은 "수익증권을 팔기위해선 발행사, 운영사, 판매사가 서로 견제해야 한다. 운용사는 운영에 대한 책임을, 발행사는 증권에 대해 책임을, 판매사는 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을 각각 지고 상호 견제해야 완전판매가 된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는 은행이 상품개발을 주도하고 판매도 주도하면서 견제장치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회사가 떠안게 된 위험은 '백투백' 헤지(위험 회피)를 통해 위험을 완전 헤지했다"며 "모든 손실위험은 고객이 떠안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이 떠안게 된 위험 대비 얼마의 수익을 받아야 되는지는 금융사의 관심사가 아니었다"며 "고객이 손실이 나든 말든 금융사는 수수료를 받았고 위험은 헤지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내부통제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작년 11월부터 우리은행에 30번 이상 경고했다. 공문만 10번 보냈고 은행장에 전화도 했다"며 "금융당국의 모니터링 시스템뿐만 아니라 은행내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부국장은 이번 사태를 키운 또 다른 '토양'으로 저금리와 고령화를 꼽았다.

그는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추구하고 금융사는 예대마진이 축소되면서 수익증권을 많이 팔아 수수료를 얻으려한다"며 "여기에 경영진의 단기성과 리스크가 겹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산을 가진 계층이 계속 고령화되다보니 불완전판매 문제가 부각된다"며 "고령투자자 보호장치를 갖추고 있지만 판매단계에서 완벽하게 지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조영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은행의 성과지표(KPI)를 개선하기 위해 호주가 추진중인 성과보수 개혁안(Sedgwick Review)를 참고해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호주 성과보수 개혁안은 소매영업 관련 직접적인 판매실적과 연동되는 성과급 지급체계를 폐지하고 업무평가시 재무정보가 미치는 영향력은 33% 이하가 되도록 조정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호주 은행들은 늦어도 내년까지 이 권고안을 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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