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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 비상벨이 울린다]⑤기고-"불완전판매에 신뢰도 추락"

  • 2019.12.10(화) 09:44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보험신뢰 회복 위해 소비자중심 보험판매로 전환 필요"
"유지율 판매건전성 척도 삼고, 온라인채널도 활성화해야"

보험산업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핵심 사업의 데이터는 일제히 '역성장'을 보여주고 있고 무엇보다 위기의 내용이 복합적이어서 실타래를 풀기가 쉽지 않다. 보험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어디로 가야할 지 모색해본다. [편집자]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미래에 닥칠 수 있는 불행한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도, 유쾌한 일도 아니다. 때문에 위험에 대한 준비가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경우 그것에 스스로 대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보험판매채널은 일반인들이 생각하기 어려운 미래 위험을 환기해 주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보험회사를 연결해 줌으로써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키고 보험산업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일부 설계사들이 보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보험상품보다 설계사 수수료가 더 높은 상품을 소개하는 등의 대리인 문제를 발생시켰다. 이는 보험산업의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그 결과 신뢰를 바탕으로 위험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보험시장에 참가한 보험회사, 보험판매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먼저, 현재 보험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면채널에서 대리인 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 판매행위 건전성에 대한 척도를 현재 불완전판매율에서 계약유지율로 바꿀 필요가 있다.

불완전판매란 판매과정에서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보험상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리지 않는 경우를 의미하며, 소비자의 서명 혹은 날인 등을 통해 충분한 안내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한다. 이러한 불완전판매 요건 강화를 통해 판매과정에서 형식 측면에서의 건전성은 담보할 수 있을지 모르나,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소개하고 만족을 제공했는지 등 보험판매의 실질적인 건전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정보를 주지 못한다.

반면, 소비자가 보험가입 과정에서 서류상의 문제가 없더라도 보험상품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보험을 해약할 것이므로 설계사가 판매한 보험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고 있는지를 의미하는 계약유지율은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상품에 대한 만족도를 보여주는 척도라 할 수 있다.

이미 호주에서는 설계사가 판매한 보험계약이 1년 내에 해지될 경우 지급한 수수료의 100%, 2년 내에 해지될 경우 60%를 환수하는 방식으로 판매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계약유지율을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많은 보험회사들은 3년 간 유지율이 75%가 되지 않는 보험설계사와는 위촉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우리나라 보험회사와 감독당국도 보험상품의 판매 건전성을 계약유지율로 판단하고 이를 기초로 판매채널을 규율하는 방안을 도입한다면 수수료 등 설계사 이익이 우선이 아닌 소비자 만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는 보험판매 관행이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새로운 소비 계층 등장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하여 미래에 주요 채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온라인채널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불리는 40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는 위험에 대한 인식이 높고 해결방안을 스스로 찾는 세대이다. 때문에 본인에 맞는 보험에 스스로 가입하는 이들 세대가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온라인채널 등 비대면채널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온라인채널 등 가입자가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는 채널은 가입자가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상품가입 권유를 받고 보험에 가입하는 대면채널과 달리 불완전판매 등 판매과정상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채널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는 아직 소비자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기엔 온라인보험 가입과정이 복잡하고, 설명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에서 실시한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온라인보험을 알아봤으나 보험 가입까지 이르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가입과정이 복잡하고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약 절반을 차지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는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보험회사 직원과의 전화통화를 이용한 설명제공을 희망했다. 실제로 온라인보험 선진국인 중국의 경우 온라인채널에서 전화통화를 병행한 보험판매를 허용하고 있는 것을 우리나라 보험회사와 감독당국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더 많은 정보를 활용한 보험판매자의 대리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매자의 행위를 촘촘히 규율한다고 해도 판매과정에서의 판매자와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날 뿐 고객 만족을 증진시키고 신뢰도를 제고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객의 보험상품에 대한 만족도라고 할 수 있는 유지율을 판매 건전성의 척도로 삼고 이를 기반으로 한 판매정책 및 감독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비자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여 대리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미래의 중심채널로 활용될 온라인채널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감독당국의 뒷받침이 요구된다.

또한 보험회사는 소비자가 편리하게 온라인채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소비자중심의 보험판매가 정착된다면 이는 우리나라 보험·금융산업 발전의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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