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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보험상품 트렌드]생·손보, 제3보험 격돌-2…누가 유리할까

  • 2020.02.10(월) 18:28

생보, 환급률로 가격경쟁력↑…부채증가 위험은 약점
손보, 손해율 높아 방어 어려움…새 담보 개발이 과제
진단비 등 '보험가입 누적한도' 선점 여부도 변수

올해 보험사들이 주력으로 내놓을 보험상품은 무엇일까? 저금리·저출산·저성장이라는 3중고로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만큼 위기를 타개할 보험상품 전략은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다. 여기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기준(K-ICS) 도입으로 기존과는 다른 상품구조가 요구되고 있다. 2020 보험상품 트렌드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올해는 제3보험 시장에서 생보사와 손보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2020보험상품 트렌드]자존심 버린 생보사, '제3보험' 시장 격돌)

손보사들이 경쟁하던 장기인(人)보험(제3보험) 시장에 생보사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관심은 '손보사와 생보사 어느 보험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인가'이다.

오랜기간 제3보험 시장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손보사들이 '백전노장'이라면 생보사들은 체력적 우위를 가진 젊은 '신흥강자'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 누가 승기를 잡을지는 미지수지만 이들의 상품경쟁은 가입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 생보사 환급률 내세워 '가격경쟁력' 우위 점할까

일각에서는 생보사들이 그동안 제3보험 시장에 집중하지 않아 손해율이 낮은 만큼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손보사는 그동안 판매해온 담보에 손해율이 쌓여 이를 보험료 인상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데, 생보사들은 누적된 손해율이 없어 손보사 대비 보험료를 더 저렴하게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영업현장에서 비슷한 보장에 보험료는 동일하거나 낮으면서 환급금이 높은 생보사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한 생명보험사의 '내가만드는 보장보험'의 경우 암진단비, 뇌혈관진단비, 허혈성심장질환진단비, 질병(후유)장해보장(3~100%) 등의 담보에 보장금액(40세기준, 20년납, 무해지환급형)을 동일하게 했을 때 ①손보사 대비 보험료가 월 1~2만원 가량 저렴한데 ②환급률은 두세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들의 보험료가 더 저렴한 이유는 무엇일까.

보험사별로 담보별 손해에 따른 경험위험률이 다르기 때문에 보험료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다만 생·손보간 차이가 벌어지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동일한 담보임에도 그동안 많이 팔아왔던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높은데 반해 생보사들은 쌓인 손해율이 낮아 보험료를 더 낮게 책정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생보사들이 새롭게 내놓는 담보의 경우 쌓인 경험치가 없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즉 초기 보험료를 많이 받기 때문에 일부 담보들은 경험치를 쌓아온 손보사들 대비 보험료가 배 이상 높다.

고객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안전장치를 만들기도 한다. 위험률 통계가 적고 손해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담보들의 경우 스코어링(손해율이 높은 담보 가입시 손해율이 낮은 담보를 일정금액 이상 의무가입 하도록 해 전체 손해율을 낮추는 전략)이나 면책기간을 늘리고 갱신주기를 짧게 가져가는 식이다. 이는 가입시 따져 봐야할 부분이다.

생보사 상품의 환급률이 높은 이유는 상품의 구조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손보사들은 과거 갱신보험료 증가로 보험료를 납입하지 못하는 시기를 고려해 위험보험료와 적립보험료를 따로 분리한 구조의 상품을 팔아왔다. 보험료 납입이 어려워지는 시기가 오면 적립보험료에서 보험료를 대납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로 저렴한 보험료에 대한 니즈가 높아진 만큼 적립보험료를 줄이거나 없애 대부분 순수보장비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본계약과 선택특약에 일부 저축보험료가 포함돼 있지만 소액이어서 해지시 돌려받는 금액이 적다.

반면 생보사들은 주계약과 선택특약에 각각 저축보험료를 포함하고 있고 규모도 손보사 대비 고액이어서 상대적으로 환급금이 높은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손보상품의 경우 자동차보험처럼 순수보장성으로 낸 보험료를 돌려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반해 생보상품은 보험료를 돌려받는다는 인식이 크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상품에 반영돼 구조상 저축보험료 비중이 손보 대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손보사들은 최근 장기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며 이를 보험료에 반영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 보험료가 저렴한 무해지상품에 대해서도 납기이후 환급금 규모를 줄여 보험료를 추가로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과의 환급금 규모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가격경쟁력 면에서 생보사들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상품담당 관계자는 "그동안 생보사들이 주력으로 판매하지 않았던 제3보험 시장에 뛰어들면서 손보사보다 낮은 손해율로 인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실제 최근 영업현장에서 손보사와 비슷한 보장의 생보상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보장과 보험료가 유사한 가운데 환급금이 높기 때문으로 생보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부채부담 높은 생보 vs 손해율 높은 손보 '약점'

하지만 생보사들이 상품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생보사의 환급률을 높게 만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보험료는 부채로 잡히는 만큼 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2022년 새 회계제도(IFRS17) 및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시 자산과 부채를 시가평가함에 따라 나중에 반드시 보험금으로 돌려줘야하는 저축보험료의 경우 현재 기준으로 모두 부채로 잡힌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위주로 판매하고 있지만 보장성보험 내에 저축보험료가 높을 경우 이 역시도 부채로 잡혀 부담을 키울 것이란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장기보험(제3보험)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리스크(위험)"라며 "IFRS17 도입시 부채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있는데 보장성에도 저축보험료가 많이 숨어있다면 결국 부채는 늘어나는 구조여서 생보사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높일수는 있지만 결국은 부채부담이 커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생보사 공세에 대비해야할 손보사들의 경우 아직까지 마땅한 무기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업비 증가, 언더라이팅(인수심사) 완화, 보장금액 확대 등 경쟁심화로 손해율이 높아져 운신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손보사들의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장기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를 제외하고 모두 90%를 넘어선 상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많게는 7%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치다. 연말 기준으로는 더 크게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높아지는 손해율 개선을 위해 주요 손보사들은 올해 손해율 관리 전담조직을 만들거나 보장금액을 축소하고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다만 시장에서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만큼 기존에 없었던 틈새시장을 노린 신담보 개발을 통해 시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상품담당 관계자는 "이미 제3보험 시장에서 상품을 많이 판매해 오다보니 새로운 담보를 개발하는데 한계가 오는 것 같다"며 "기존상품에서 특이담보를 분리하거나 과거에 보장하지 않았지만 소비자의 니즈를 환기시킬 수 있는 담보를 통해 틈새를 노리는 전략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료는 높고 아직까지 손해율이 심각한 수준은 아닌 유병자를 위한 간편심사 보험쪽 상품들이 많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제3보험 영역에 속하는 실손보험에 대한 가격제한이 여전하고 여기에 수반되는 병원 등 외부 요인을 보험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만큼 상품에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해도 여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 진단비 등 보험가입 누적한도 선점도 변수

생·손보사의 제3보험 시장 경쟁에서 '누적한도'도 변수다. 누적한도란 다수 보험사에 동일담보를 중복가입해 고액의 보험금을 타내려는 보험가입자의 도덕적해이를 막고자 도입된 것이다.

예를들어 입원일당의 경우 보험사마다 1만~2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 이상으로 다양했는데 일명 '나이롱환자' 등이 여러 보험사 입원일당 담보를 가입후 여러날 가입하는 식으로 보험금을 편취하는 등 문제가 컸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일당담보를 6만원 이하로 제한 하는 등의 지침을 내린바 있다.

통상 암보험의 경우 업계 누적한도는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수준이며, 최근에는 치매보험과 관련해 경증치매진단금 관련 과열경쟁이 불붙으면서 당국이 누적한도를 3000만원으로 제한했다.

즉 이미 해당상품 담보에 한도까지 가입돼 있는 가입자라면 새로운 상품에 가입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손보사들이 제3보험을 많이 팔아왔기 때문에 암보험 등은 이미 개별 누적한도가 차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결국 추가로 가입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보험을 깨고 새롭게 가입시켜야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자신의 영역에서 새로운 벽돌을 쌓아나가는게 아니라 '남이 쌓아놓은 벽돌을 허물어야 하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김진수 인스토리얼(보험콘텐츠 플랫폼) 대표는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유효피보험자도 축소되고 있어 누가 먼저 개별 피보험자의 누적한도를 선점하는지가 중요한 화두"라며 "암, 뇌혈관, 심장질환을 보장하는 3대 진단비 영역에서 누적한도를 어느 보험사가 먼저 차지하는지가 향후 컨설팅 기회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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