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연초 계획대로 비이자이익을 확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인하로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비이자이익이 금융지주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다만 카드업 업황이 좋지않고 미국-중국 무역분쟁 등 영향으로 증시도 찬바람이 불어 비이자이익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이익이 줄어든 것은 아쉬움이 크다.
◇ 비이자 이익 선방..수수료 이익은 아쉬움
지난해 신한금융지주는 3조1517억원의 비이자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2조3643억원 대비 33.3% 늘어난 것이다.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새 식구로 맞으면서 보험관련이익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 중 보험관련 이익은 1조2400억원으로 전년 4930억원의 2.5배 가량으로 늘었다.
지난해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은 2조2351억원으로 전년 1조9548억원보다 14.3% 늘었다.
하나금융 역시 비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비이자이익의 핵심으로 꼽히는 수수료 관련 이익만 따져봤을때는 그 성장세가 미미하다.
하나금융의 비이자이익은 2조4535억원으로 지난해 1조9210억원보다 27.7% 늘었다. 다만 이는 매매‧평가익이 2018년 3778억원에서 지난해 7964억원으로 110.8%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매매‧평가익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베트남 BIDV(Bank for Investment and Development of Vietnam) 지분 투자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며 파생이익이 발생한 영향이 있다"며 "이 외에는 명동사옥 매각이익 등이 비이자이익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말 BIDV 6억330만2706주를 1조148억원(주식 취득일 환율 기준)에 취득한 바 있다.
이를 제외한 수수료 수익만 따져봤을 때 지난해 하나금융의 수수료수익은 2조2565억원으로 전년 2조2241억원에 비해 1.5% 늘어나는데 그쳤다.
우리금융의 경우 비이자이익이 소폭 줄었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1조480억원으로 전년 1조620억원보다 1.3% 감소했다.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 감소는 신용카드관련 수수료와 외환‧파생상품 관련 수수료가 지난해 보다 10% 이상 줄어든 것이 원인이 됐다. 다만 비이자이익 중 수수료 이익은 2018년 1조700억원에서 지난해 1조1030억원으로 3.1% 늘어나 위안이다.
◇ 카드-증권 관련 수수료 이익 크게 줄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수수료 이익 중 가장 크게 줄어든 부문은 신용카드수수료, 증권관련 수수료다.
신한금융의 신용카드수수료는 2018년 4158억원에서 지난해 3187억원으로 23.3% 줄어들었다. KB금융은 4527억원에서 4242억원으로 6.3%, 하나금융은 8301억원에서 8061억원으로 2.3%, 우리금융은 1700억원에서 1410억원으로 17.1% 각각 줄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인하 영향이 지난한해 고스란히 반영된 때문"이라며 "다만 올해에는 할부금융, 리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실적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크게 휘청이면서 거래대금이 감소한 영향에 금융투자회사를 계열사로 둔 신한, KB, 하나금융지주의 증권관련 수수료 감소폭도 컸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증권수탁수수료는 1921억원으로 전년 2673억원보다 28.1% 줄었다. KB금융 역시 관련 수수료가 2018년 5183억원에서 4460억원으로 13.9%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3421억원이었던 증권관련 수수료가 2930억원으로 14.3% 줄어들었다.
◇ 이자이익 부진할 전망..DLF사태 등으로 비이자 부문도 안심못해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차례 인하한데 이어 올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금융지주들은 이자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비이자이익에서 방어를 해줘야 한다.
문제는 지난해 DLF(파생결합증권), 라임사태등으로 인해 펀드 관련 상품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관련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다.
금융지주 주력계열사인 은행들은 금융소비자의 원금 보호, 수익률 중심의 판매 전략을 세우는 등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보수적인 판매 방침을 밝히고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DLF, 라임사태의 영향에 펀드 수수료 등이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은행은 신탁관련 이익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이외 계열사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금융지주는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줘 비이자 이익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더케이손해보험의 인수를 앞두고 있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회장의 연임 확정, BIS비율 산정방식의 내부등급법 승인 등의 절차를 거친 이후 증권사, 보험사 등에 대한 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 외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동시에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진단이 내려지는 만큼 해외 수익원 다각화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