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모씨는 수중에 있는 1억원을 예치할 저축은행 통장을 알아보고 있다. 저축은행이 제공하는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고 최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는 것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김 씨는 1억원을 5000만원씩 두 덩어리로 나눠 저축은행 2곳에 정기예금 계좌를 개설해 넣어두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대포통장 개설 방지를 위해 마련한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 제한 조치 때문이다.
지금까지 저축은행 정기예금 계좌를 개설한 뒤 다른 저축은행 정기예금 계좌를 개설하려면 20일을 기다려야 했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전용 보통예금 계좌'를 이용하면 같은 날에도 여러 곳 저축은행에서 계좌 개설이 가능해진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저축은행중앙회가 전국 67개 저축은행 비대면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채널인 SB톡톡플러스 앱에 전용 보통예금 계좌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해당 서비스 관련 전산개발을 마쳤다.
전용 보통예금 계좌는 정기예금 가입을 위해 본인명의 계좌만 거래할 수 있게 한 특별 계좌다. 본인명의 타행계좌에서 전용 보통예금 계좌로 예치액을 이체하면 해당 저축은행 정기예금 계좌로 자동 출금되는 구조다.
정기예금 계좌가 만기되거나 계좌를 중도 해지할 경우 원리금이 본인명의 타행계좌로 이체되고 전용 보통예금 계좌는 자동 해지돼 사라진다. 여러개를 동시에 개설할 수 있어 사실상 한꺼번에 복수의 정기예금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저축은행 비대면 채널에서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려면 인터넷 모바일뱅킹에 가입하거나 보통예금 계좌를 개설한 뒤 20일이 지나야 추가 계좌 개설이 가능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 고객 대부분은 목돈 예치를 위해 정기예금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전용 보통예금 계좌 개설로 업계 수요에 대처함과 동시에 감독당국 요구를 준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용 보통예금 계좌 서비스는 현재 SB톡톡플러스 앱에서만 제공되고 있다. SB톡톡플러스 앱 이외 앱을 통해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의 경우 향후 시스템 안전성 등을 검토한 뒤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휴일 대출상환 제도도 보완했다. 일부 저축은행 비대면 채널은 휴일 대출상환 제도를 운영하지 않아 고객이 휴일에도 약정이자를 부담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작업으로 상환이 가능해졌다.
금리인하 요구도 수월해졌다. 금리인하 변경약정 체결 시 지점 방문을 요구하고 있었으나 앞으로는 금리인하 요구 수용시 녹취 등의 방법을 통해 약정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면 위주로 운영돼 온 저축은행 거래관행 제도가 고객 친화적으로 편리하게 개선됐다"면서 "이번 조치를 통해 소비자 권익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