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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의 보험 인사이트]가입된 보험을 평가하는 두 가지 기준

  • 2020.08.03(월) 09:30

보험 중개 시장이 포화상태다. 보험연구원이 실시한 2019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가구당 보험 가입률이 98.2%에 이른다. 실손의료보험은 3800만명이 가입하고 있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인식되며, 암보험 등 수요가 높은 보험은 미가입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 때문에 신계약 체결 여력도 낮아지고 있다.

자동차보험 등을 제외하면 종신보험이나 질병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보험은 대부분 할부 계약으로 체결된다. 따라서 매달 납입하는 보험료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총 납입보험료를 살펴야 한다. 이렇게 보면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굉장히 큰 가계 지출이다. 월납 보험료가 20만원인 20년납 상품에 가입하면 총 납입보험료는 4800만원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많은 고민이 뒤따르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따라서 이미 보험 상품에 가입한 자가 새로운 계약을 추가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신계약을 체결해야 중개 수수료로 소득 활동을 이어나가고 매출을 높여야 하는 설계사 등 각 중개채널과 보험사의 고민도 깊어진다.

살펴본 원인으로 인해 최근 체결되는 신계약을 분석해보면 기존 계약을 해지하여 체결한 승환계약이 다수다. 물론 최근 출시된 보험 상품이 다른 공산품처럼 과거의 것과 비교 더 좋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과거의 보험이라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또한 보험 중개 수수료는 신계약을 체결했을 경우 발생하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기존 계약에 대한 해지를 권유 받을 위험성이 있다. 이 때문에 신계약을 권유받는 소비자는 기존 계약과 새롭게 제안 받은 설계를 두고 혼란에 빠지기 쉽다.

'보험에는 정답이 없다'라는 주장이 자주 보인다. 이는 설계라는 과정을 통해 피보험자나 피보험목적에 상품을 맞추는 보험의 특성에 기인한다. 따라서 보험 가입을 권유받을 경우 무엇이 맞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하지만 문제가 명확한 계약은 존재한다. 보험 가입의 목적은 사고 후 보험금인데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거나 지급되어도 사고처리를 위해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이런 계약은 보험료 납입의 이유가 없다.

좀 더 명확하게 살펴보면 우선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 경우다. 예를 들어 과거 계약을 보면 뇌혈관질환을 대비하기 위해 '뇌출혈진단비'에 가입된 경우가 많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8년 자료를 살펴보면 전체 뇌혈관질환 중 뇌출혈 9.7%에 그친다. 확률적으로 쉽게 이해해보면 뇌출혈진단비를 가입한 자가 뇌혈관질환으로 진단을 10회 받을 경우 그 중 한 번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만약 뇌혈관질환의 진단코드가 뇌출혈진단비 약관의 정한 I60~62라면 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있지만 아니라면 문제다. 이 때문에 최근 뇌출혈이나 뇌졸중진단비를 '뇌혈관질환진단비'로 변경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살펴본 예를 '보장범위'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가입 중인 보험 상품의 약관에서 정하는 사고의 보장범위가 넓을수록 보험금 청구 확률이 높아지기에 유리하다. 과거 '주말대중교통재해사망'이란 약관이 존재했다. 해당 약관에 가입하고 사망 시 가입금액을 사망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믿는 소비자가 많았다. 죽으면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은 맞지만 죽음이 '주말-대중교통-재해'라는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이는 제3보험의 상해사망이나 종신보험의 주계약과 비교 보장범위가 너무 좁은 약관이라 보험료 효용이 낮다.

다른 경우로 보험금은 지급되지만 사고처리에 있어 부족한 경우다. 예를 들어 운전자 핵심 3담보 중 하나인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은 피해자 사망이나 중상해 그리고 10대 중과실 사고 등에서 형사합의 시 약관 조건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다. 과거 해당 담보의 가입금액은 사망사고 기준 3000만원인 경우가 흔했다. 하지만 최근 1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이는 사망사고 등에서 형사합의금액이 상향되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과거 계약을 유지할 경우 사고처리를 위해 지급받은 보험금이 부족할 위험이 남는다.

이와 같은 예를 '보장금액'이란 개념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유지 중인 보험 계약에서 사고 후 청구할 수 있는 보험금이 사고처리에 필요한 금액보다 크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적을 경우 그 차액은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보장금액이 적은 또 다른 예는 암 진단비다. 너무 낮은 암 진단비의 경우 최신의 치료법 등을 선택하거나 직접치료비 외 생활비나 교통비 등 간접치료비까지 고려하기에는 부족하기에 문제가 있다.

이처럼 기존 계약의 유지와 해지를 두고 고민할 때 명확한 기준은 보험료 납입의 목적을 되묻는 것이다. 매달 부담스러운 보험료를 내고 계약을 유지하는 이유는 사고 후 보험금을 위해서다. 하지만 보장범위가 좁아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거나 보장금액이 낮아 추가의 비용이 더 들 경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물론 오래된 계약이 새롭게 제안 받는 것보다 보장범위란 기준에서 더 유리한 경우도 많다. 다만 보험 중개 시장에서 수수료가 신계약 체결에 집중되기에 기존 계약을 부당하게 해지하는 경우가 자주 관찰된다. 따라서 보장범위와 보장금액이란 두 가지 기준을 놓고 다양한 고민이 필요함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보험 가입의 목적인 보험금이란 기준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혼란스러움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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