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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임기 시작한 윤종규…향후 과제는

  • 2020.11.20(금) 14:47

임원·계열사 대표 임기종료…3기 인사 주목
신한과의 경쟁 지속…비은행 중 '생보' 중요
디지털·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숙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이 3년간의 임기를 한번 더 시작했다. KB금융지주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윤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원안 가결시켰다.

그간 윤 회장은 KB금융지주를 이끌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 디지털 경쟁력, 글로벌 사업 등에서 성과를 내면서 신한금융지주와 리딩금융그룹을 다투는 수준으로 그룹을 성장시켰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과제도 많다. 끈임없는 도전을 받는 디지털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 글로벌 분야도 이제 막 삽을 펐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을 최소화 해야 하는것도 과제다.

◇ 새 술은 새 부대에?…첫 번째 과제 '인사' 

윤 회장의 3번째 임기 첫 번째 과제는 임원인사다. KB금융지주 임원 8명(겸직 제외, 상무 이상)의 임기가 종료된다. 부문장급 까지 합치면 18명에 달한다. 여기에 계열사 대표 12명의 임기가 대거 끝난다.

윤 회장이 허인 KB국민은행장을 한차례 더 연임 시킨만큼 지주 임원인사와 계열사 대표들 역시 대규모로 재신임할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변수도 남아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거취다. KB증권은 현재 박정림, 김성현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중인데 성과는 좋다. 문제는 KB증권이 라임사태와 엮이면서 박 대표와 김 대표가 금감원으로부터 각각 중징계와 경징계를 받았다는 점이다.

징계가 확정되면 박 대표는 연임이 불가하다.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 이상의 징계를 받은 금융사 임원은 향후 3년간 금융권 취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윤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지주의 WM 부문을 이끈 대표인물 중 하나다. 여기에 증권사 첫 여성 CEO라는 타이틀까지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윤 회장이 박 대표의 금감원 징계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등을 지지할지가 변수다. 윤 회장이 박 대표를 지지한다면 KB증권은 박정림‧김성현 투톱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KB금융의 핵심 계열사 대표인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와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윤 회장이 그간 계열사 대표이사 임기의 관행이었던 2+1년을 깨고 안정을 택하고 있는 가운데 두 대표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윤회장이 직접 영입한 조재민‧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도 연임이 점쳐진다. 올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과의 통합을 미룬만큼 당분간은 허정수 대표에게 KB생보를 맡길 공산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이 외 김청겸 KB부동산신탁 대표도 1년 더 이끌 것으로 보인다.

신홍섭 KB저축은행대표와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경우 교체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 대표의 경우 KB저축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기 때문에 지주 내 요직으로 옮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도 1970년생으로 젊고 KB인베스트먼트를 오래 이끌었기 때문에 지주 내 요직으로 옮길 것이란 관측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 대표와 김 대표 모두 해당 계열사 대표를 오래했다. 그렇다고 퇴임시키기에는 아까운 인재들"이라며 "윤종규 회장이 중용할 것으로 보이는 인사들"이라고 평가했다.

◇ 2021년 눈앞의 목표 '리딩금융 탈환' 

윤 회장의 2021년 단기적인 목표는 코로나19 극복과 동시에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탈환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푸르덴셜 생명을 인수하면서 ▲은행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카드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탈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는 완성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생명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만큼 ‘생명보험 포트폴리오가 약해 신한에 뒤쳐졌다’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단 가능성은 충분하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적극적인 M&A로 신한금융과의 순익격차를 좁혀왔다. 올해 3분기 까지 순익도 신한금융을 바짝 쫓아왔다. KB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당기순익은 2조8779억원이다. 2조9502억원의 순익을 낸신한금융그룹과의 격차는 723억원 수준이다. 언제든지 뒤집어 질 수 있는 수준이라는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리딩금융그룹 탈환을 위해서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핵심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신한은행보다 많은 순익을 내고 있다. 게다가 저금리 기조 장기화, 연이은 대출규제 등으로 더 이상 순익을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다.

윤 회장 역시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은행은 확고한 우위를 다지고 비은행사는 신성장 동력 확보와 수익 기반 다변화로 1위권에 진입하도록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관건은 '생명보험'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하루 빨리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 생명의 시너지를 통해 생보업계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 카드, 손해보험 등은 이미 일정 수준의 순익을 내고 있지만 생명보험은 푸르덴셜 생명을 품에 안았지만 여전히 당장 가시적인 성과는 나지 않는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했을때와는 비교가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어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생명보험 부분의 경쟁력을 키워야만 한다. 그래야 신한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올해 3분기 까지 KB생명과 푸르덴셜 생명이 KB금융에 기여한 순익은 203억원이다. KB금융 전체 순익의 0.7%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 디지털‧글로벌 역량 강화 '현재진행형'

디지털과 글로벌 역시 윤 회장이 경쟁력을 한 층 더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은 윤 회장이 직접 강조한 핵심 과제다.

윤 회장은 이날 임시 주총에서 "디지털 서비스 역량을 결집해 1위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고객이 가장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플랫폼으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KB금융은 'KB 리브똑똑’(메신저)', 'KB 부동산 리브(부동산)', 'KB 리브(간편송금‧이체 앱)', '키위뱅크(KB저축은행 모바일 뱅킹 앱)'등을 내놓으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꾀하긴 했으나, 아직 1등 금융플랫폼을 논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당장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모바일 뱅킹 'KB스타뱅킹'은 경쟁은행에 비해 편리함이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기능에 따라 별도로 운영하는 앱이 많아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경쟁력을 끌어 올리지 못했다.

글로벌 부문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 등이 2008년 카자흐스탄의 악몽을 떨치고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지만 경쟁 금융지주에 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평가다. ☞[인사이드 스토리]국민은행, 카자흐스탄 아픈 기억 떨쳐낼까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사업부문에서 속도를 내기 힘들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 영토 확장은 꼭 필요한 과제"라며 "경쟁 금융지주에 비해 KB금융지주의 해외 포트폴리오가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KB에게는 더욱 중요하다"고 짚었다.

현재 KB금융의 글로벌 진출 국가는 13개 국가다. 경쟁 금융지주사인 신한금융(20개), 하나금융(24개), 우리금융(26개)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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