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사실상 3연임에 성공했다. 굵직한 인수·합병(M&A) 성공은 물론 KB금융지주의 수익성을 끌어올린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윤종규 현 KB금융지주 회장을 차기회장 단독 후보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주주총회 의결만 거치면 윤 회장은 2023년 11월까지 3년간 KB금융지주를 한번 더 이끌게 된다.
회추위는 이날 최종 후보자군으로 선정된 윤종규 현 회장을 비롯해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선우석호 회추위원장은 인터뷰 후 "모든 후보자들을 동일한 기준으로 제로베이스에서 심사하고 평가했다"면서 "최종 후보군에 든 후보자 모두가 KB금융 차기 회장으로 손색이 없었으나 윤 회장은 지난 6년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KB를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선우석호 위원장이 밝힌 윤종규 현 회장의 연임 배경은 굵직한 M&A 성공을 통한 수익 다변화, ESG경영 등 미래 성장기반 구축 등이다.
실제 윤 회장은 취임 이후 옛 LIG손해보험과 옛 현대증권 M&A를 이끌었고, 올해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면서 KB금융 수익 다변화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특히 푸르덴셜생명 M&A는 신한금융지주와의 '리딩금융지주' 경쟁에 재차 불을 지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3조 3100억원으로 3조 4000억원을 기록한 신한금융지주에 '리딩금융지주'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KB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1조 7113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1조 8055억원을 기록한 신한금융을 1000억원 안팎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관건은 올해 상반기 실적엔 푸르덴셜생명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금융업계는 푸르덴셜생명이 연간 1000억원대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부터 그 실적이 더해지면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고 다시 선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금융권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윤 회장의 연임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경영의 연속성을 통해 안정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게 KB금융 회추위의 입장이다.
선후석호 위원장은 "코로나19와 같이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KB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려면 윤종규 회장이 조직을 3년간 더 이끌어야 한다는 데 회추위원들이 뜻을 모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권은 올해 11월 임기가 끝나는 허인 KB국민은행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만큼 제3기 윤종규 체제에서도 그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회장과 행장을 분리한 이후 윤종규 회장과 허인 은행장의 호흡이 잘 맞았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허인 은행장 역시 별 탈 없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윤종규 3기 체제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