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카드사들의 실적이 늘어났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데다 카드사들이 신규 카드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대면 모집 비용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8개 전업카드사(KB국민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BC카드) 순이익은 2조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총수익이 줄었지만 총비용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카드론 수익은 1906억원 늘었지만 가맹점수수료 수익과 현금서비스 수익이 각각 1226억원과 930억원 줄어들며 총수익이 소폭 줄었다.
반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줄면서 해외 결제 시 발생하는 국제 카드 브랜드 이용료인 제휴사 지급 수수료가 2406억원 감소했다. 이에 더해 대면 모집 위축에 따른 모집비용 감소(1187억원)도 총비용 감소로 이어졌다.
카드 대면 모집이 줄어든 반면 비대면 모집이 늘어나면서 신용카드 발급은 소폭 늘었다. 신용카드 발급 매수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1억1373만매로 전년 말 대비 2.5% 증가했다. 발급 매수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인터넷 모집 등 온라인 발급이 그나마 늘어난 영향이다.
신용카드 이용액도 705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체크카드의 경우 발급매수와 이용액이 모두 감소했다.
카드 대출은 4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늘었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현금서비스 취급을 축소하고 소비자들도 금리가 낮은 카드론을 이용하면서 단기카드 대출인 현금서비스(6조5000억원)는 14.3% 감소하고 장기카드대출인 카드론(35조4000억원)은 9.2% 증가한 영향이다.
금감원은 "카드사들의 연체율과 조정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잠재부실 누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난 2월 마련한 유동성 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손익현황 자료부터 국제회계기준인 IFRS 15를 적용했다. 본래 2018년 12월부터 회계기준이 변경됐지만 과거 3년간 시계열 비교를 위해 변경 전 기준으로 손익현황을 보정해오다 3년간 시계열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