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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테크 시대]⑥"디지털 자산관리는 '하이브리드 모델'"

  • 2021.04.15(목) 16:33

곽경의 SC제일은행 WM사업전략팀 헤드 인터뷰
디지털WM 이분법 접근 안돼…병행과 보완 관점 
상호 소통 중요…고객 이해도 높아야 맞춤서비스

"디지털 자산관리는 병행과 보완의 관점으로 봐야 합니다. 자산관리 고유의 속성 상 디지털 자산관리가 전통적인 자산관리를 대체하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SC제일은행에서 자산관리 디지털 워킹 그룹(WM Digital Working Group) 리더를 맡고 있는 곽경의 SC제일은행 WM 사업전략팀 헤드(팀장)는 은행들의 디지털 자산관리 접근 방식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곽 팀장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전체가 디지털 혁신을 통해 비대면 채널 강화에 주력하면서 자산관리 시장에서도 디지털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몸소 느끼고 있다면서도 디지털이 가속화되더라도 은행의 변함없이 중요한 역할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SC제일은행 역시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그룹 차원에서 5년여 전부터 자산관리 디지털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자산관리 사업부 내에 자산관리 디지털 워킹그룹을 운영 중이다.

이를 이끌고 있는 곽경의 팀장으로부터 최근 디지털 자산관리 확산과 은행과 금융소비자 고민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곽 팀장은 SC제일은행에서 리테일 상품과 금융 오피스 비즈니스, 스탠다드차타드 범 중화권 및 북아시아 지역 CEO 오피스 전략·기획 등을 담당하며 WM 관련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곽경의 SC제일은행 WM사업전략팀 헤드 /사진=SC제일은행 제공

대중뿐 아니라 기존 PB 고객도 디지털 자산관리 영역 

SC제일은행은 최근 일반인들에게 SC제일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고객에게 제공하는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300여 명에게 체험 기회를 준 이벤트에는 10배 가까운 2800여 명이 몰렸고 이 가운데 절반은 SC제일은행과 거래를 하지 않는 고객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두 가지다. SC제일은행과 전혀 관련 없는 새로운 고객들이 디지털 자산관리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과 이들이 경험한 디지털 자산관리가 기존 PB 고객을 대상으로 특별히 제공됐던 서비스였다는 것이다.

디지털 자산관리는 과거 고액자산가 중심에서 디지털을 매개로 대중 부유층, 더 나아가 일반인으로까지 확산하면서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SC제일은행 역시 중산층까지 아우르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향한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은 기존 PB 고객에게 그들만을 위한 디지털 자산관리를 따로 선보였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고객층 모색에도 나섰다. 새로운 WM 시장과 기존 WM 시장을 동시에 노린 것이다. 

체험 고객들은 디지털 자산관리가 은행 방문 상담보다 편하고 집중하기도 좋았고, 상품 위주에서 좀 더 시스템화된 포트폴리오 중심의 자산관리를 제공받은 것이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비대면 상담이 오히려 PB 대면 상담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왔다. "다른 은행의 라임펀드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고객이었는데 디지털 자산관리를 체험하면서 은행과 직원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고 가까운 지점의 PB로 찾아가셨죠." 

대면과 비대면 넘나들어야…이분법적 접근 경계

SC제일은행의 경우 외국계 은행으로서 글로벌 자산관리 인프라에 강점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를 디지털 전환 과정에 그대로 흡수해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의 디지털 자산관리 고객을 유인하는 것과 동시에 기존 고객들에게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최적화된 맞춤형 상담을 해주는 '디지털 듀얼 케어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이는 기존 PB 고객 중심의 WM과 좀 더 대중적인 고객을 아우르는 디지털 자산관리를 따로 분리해서 접근하는 이분법적 방식에 시사점을 준다. 

곽 팀장은 최근 언택트 확산과 핀테크, 빅테크 성장에 따른 신생 금융사들의 노력으로 디지털 자산관리에 많은 발전이 있었고 로보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행착오 중에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단순한 상품을 추천해 주면서 디지털 자산관리라고 말하지만 소비자들의 실제 기대와 눈높이는 매우 높습니다. 개인화된 콘텐츠를 기대하고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수익뿐 아니라 안정성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까지 해야 하죠." 

따라서 자산관리의 고유한 속성 상 디지털 자산관리가 기존의 전통적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체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병행과 보완의 관점에서 편의성 제공과 시공간의 제약을 해결해 주는 비대면과 사람이 직접 개입해 신뢰감을 주는 대면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코로나가 비대면 중심의 디지털 자산관리를 크게 부각시키긴 했지만 결국 다시 온택트 시대가 도래하면 자산관리가 세분화된 고객 니즈에 맞춰지면서 디지털을 통해 안전하고 시공간 제약 없이 거래할 수 있는 편의성이 더해질 것으로 봤다.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더라도 은행의 중요한 역할이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소비자 역할도 중요…이해하고 조율해야

곽 팀장은 디지털 자산관리가 지금보다 더 진화하려면 은행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방적인 요구보다는 상호 간 이해와 조율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

그는 고객들 역시 디지털 자산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갖출 수 있을 때 진정한 개인 맞춤화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를테면 디지털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와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하는 기본적인 조작법도 포함된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품질 개선을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인 셈이다.

디지털 자산관리가 대세를 이루더라도 본인 성향이 맞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전통적인 PB 고객들도 모바일 채널 등에서 거래 효율성과 편의성을 경험한다면 지점 방문을 할 필요가 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반대로 100%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자산관리를 하는 고객이 급격한 시장 변화를 맞게 되면 좀 더 깊이 있는 자문 상담이 절실할 수 있다. 

"자산관리는 자기 파악(Know myself)에서 시작합니다. 본인의 명확한 현재 자산 상태 파악을 바탕으로 투자 목적과 성향을 명확히 한 후 투자방법과 투자처를 살펴보는 거죠. 요즘 트렌드가 AI와 로보어드바이저라고 하더라도 전통적 방식이 더 편하고 신뢰할 수 있다면 본인에 맞는 채널에서 전문가 조언을 구하고 정보를 얻는 것이 맞습니다."

5월 중 '웰스케어 라운지' 등 디지털 WM 업그레이드

SC제일은행은 하이브리드 모델에 입각해 다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은행권에서는 선도적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방식의 웰스케어 웹 세미나를 22차례나 개최하며 호응을 얻었다.

5월 중에는 금융상품몰 등에서 직관적 편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모바일뱅킹 앱 업데이트에 나설 예정이며, 상품 외에 '웰스케어 라운지'라는 정보 제공 채널을 신설해 양질의 선별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순 디지털 자산관리에서 간단한 사실 확인이나 근거 검증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부문별한 정보 노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PB 고객들도 디지털 자산관리에 대한 접점을 넓히기 위해 디지털 채널을 통해 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을 소개하고 전담 PB 등이 최적화된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디지털 듀얼케어 서비스를 지속할 예정이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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