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로 몸살을 앓았다. 이번주 미국에서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으로 이런 흐름을 가속화할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4월 금융시장 동향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졌을지도 관심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는 12일 한은은 4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발표한다. 앞서 3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09조5000억원으로 2월 말보다 6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었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 내서 투자) 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40% 규정 시범운영 이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선수요가 꾸준한 탓이다. 이 추세가 지속돼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는 인플레 압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일(현지시각)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가 다소 올라야 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며 시장을 깜짝 놀래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수장 시절 대표적인 비둘기파(dovish, 경기 부양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 강조)로 분류된 바 있던 옐런 장관이 금리 인상을 언급하자마자 미 증시는 화들짝 놀랐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전일 대비 1.88% 급락하며 마감했다.
옐런 장관은 "금리 인상을 예측 또는 권고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다"며 서둘러 해명에 나섰지만, 시장은 일종의 긴축 시그널로 받아들이며 의심을 거두지 않는 모양새다. 옐런 장관의 발언이 가볍지 않은 이유는 미국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자칫 금리 인상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로 번진다면 국내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미국이 내년 상반기로 점쳐졌던 테이퍼링을 연내 시행하면,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선제적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2일(현지시각)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돼 있어 주목된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금융시장의 컨센서스는 전년동월대비 3.6%로, 전월(2.6%)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만약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날 경우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재차 불거질 수 있다. 국내의 경우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기대비 2.3% 올랐다. 이는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자, 한은의 연간 물가 관리 목표치(2.0%)를 넘긴 것이다.
미 연준위원들의 발언도 다수 나올 전망이다. 시카고(10일·현지시각)와 샌프란시스코(11일·현지시각)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의결권이 있는 연준위원이므로 이들 의견에보다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두 연은 총재의 이전 발언들을 종합해보면 대체로 비둘기파적인 성향이 강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 수 있다는 게 금융시장의 관측이다.
다음은 한국은행·통계청 및 세계 주요국 경제지표 일정이다.
11일
일본 :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요약본
중국 : 4월 CPI·생산자물가지수(PPI)
12일
한국은행 : 2021년 4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한국은행 : 2021년 4월중 금융시장 동향
통계청 : 4월 고용동향
미국 : 4월 CPI
13일
한국은행 : 2021년 3월중 통화 및 유동성
14일
한국은행 : 2021년 4월 수출입물가지수
미국 : 4월 소매판매
미국 : 4월 산업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