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들의 수입이 7조원을 돌파했다. 소속 보험모집인(보험설계사)이 500명 이상인 대형 GA의 몸집이 더 커지고 있는 가운데 GA 중심으로 보험판매 시장 재편이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보험계약을 2년 내 해지하는 고객 비율과 수수료 환수금이 상승하는 등 그림자도 만만치 않아 금융당국은 중·대형 GA에 대한 고삐를 더 단단히 틀어쥔다는 방침이다.
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중·대형 GA 경영실적'에 따르면 보험 판매 대가로 보험사들이 중형(보험설계사 100명 이상) 및 대형(500명 이상) GA에 지급하는 수수료 규모가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중·대형 GA의 수수료 수입은 7조1851억원으로 전년 6조9521억원보다 2330억원, 3.4% 증가했다. GA 수수료 수입은 ▲2017년 5조1809억원 ▲2018년 6조1537억원 ▲2019년 6조9521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7조원대로 진입하면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중·대형 GA 신계약 건수는 1485만 건으로 전년 1439만 건 대비 46만 건, 3.2% 증가했다. 전체 신계약 건수 중 대형 GA가 1210만건, 81.5%나 차지해 중형 GA(275만건)를 압도하면서 대형화 추세가 더 뚜렷해졌다. 실제로 대형 GA는 61개로 전년 대비 4개 증가했고, 소속 설계사는 16만2680명으로 2732명 늘었다. 반면 중형 GA는 121개로 12개 감소했고, 소속 설계사도 2만7348명으로 2099명 줄었다.
대형 GA들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이유로 보험업계는 '수수료 협상력'을 꼽는다. 대형 GA 상당수가 수수료 증대를 위해 개별 GA 연합인 지사형 GA 조직 형태를 띠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대형 GA 대부분은 내부통제가 취약한 데다, 지사별로 독립적인 경영체계를 갖추고 있어 기관이나 기관장에 대한 징계를 쉽게 피해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보험판매 시장에서 GA의 양적 팽창 대비 질적 성장은 이에 못 미친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중·대형 GA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0.09%로 전년(0.13%) 대비 0.04%포인트 개선됐다. 대형(0.08%) 및 중형 GA(0.12%) 모두 0.04%포인트 및 0.08%포인트 나아졌다.
그러나 계약 후 25회차까지 계약유지 비율은 58.37%로 4.39%포인트 악화했다. 중·대형 GA를 통해 새로운 보험에 가입한 뒤 2년이 되기 전 해약하는 사람이 10명 중 4명에 달한다는 얘기다. 단기 해지 등으로 발생한 수수료 환수금은 4945억원으로 전년(4388억원) 대비 557억원, 12.7% 증가했다. 환수비율(수입수수료 대비 비율)도 6.9%로 전년(6.3%) 대비 0.6%포인트 악화했다.
금감원은 GA가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소비자권익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시감시 및 검사를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특이민원 등 민원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2018년 가동한 상시 모니터링시스템을 통해 GA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밀착감시할 방침을 세웠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시감시 결과를 통해 취약부문 중심 테마검사를 선제적으로 실시해 모집질서 문란으로 인한 소비자피해를 방지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