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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Q. 보험설계사 지인이 '주민번호'를 달라고 한다면

  • 2021.05.15(토) 09:30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 직장인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최근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한 사촌언니가 조심스럽게 주민등록번호(주민번호)를 알려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보험사에서 신입 설계사들에게 주변 지인들의 주민번호를 알아오라는 '숙제'를 내줬다고 한다. 어렵게 취업한 사촌언니의 부탁을 거절하고 싶지 않았지만 워낙 민감한 개인정보라 찝찝한 마음을 떨치기 어려웠다.

보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설계사 지인이 주민번호를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민번호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가요", "(주민번호를) 알려줬는데 악용될까 스트레스 받아요"라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알려줘도 된다. 문제 없다", "보험설계 하는데 필요없다. 지인영업이다"라며 댓글을 봐도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생명·손해보험사 관계자들은 "보험설계 순서에 대해 알아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보험설계에 주민번호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먼저 보험설계는 '가입설계(가설계)'와 '청약설계' 두 가지로 나뉩니다.

가입설계는 보험계약자가 들려고 하는 보험의 보험료가 얼마나 나올지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단계를 말합니다. 보험나이, 성별, 직업만 알면 됩니다. 주민번호 13자리 중 생년월일과 성별 번호만 알려줘도 무방합니다. 보험가입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설계사 지인들에게 주민번호를 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다만 이렇게 산출된 보험료는 실제 보험료와 꽤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청약설계는 실제 보험가입 절차를 밟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때 꼭 필요한 게 전체 주민번호입니다. 이외에 집 주소, 전화번호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와 건강정보도 줘야 합니다. 보험계약자가 보험에 가입하는 첫 번째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정보 이용동의서도 제출하게 되는데, 귀찮은 마음에 모두 넘겨주게 되면 설계사는 보험계약자가 기존에 가입한 보험내역 전체는 물론 앞으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한도를 볼 수 있게 된다고 하네요. 보험영업이 더 쉬워지는 거죠.

보험사 한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에서 신입 설계사들에게 지인영업을 위해 주민번호 할당량을 채우라고 강요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주변 설계사 지인에게 주민번호를 양도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며 "본인도 모르는 사이 실제 보험가입 절차가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결론 내릴 수 있겠네요. A. 사촌언니에게 정말 보험가입을 할 게 아니라면 주민번호를 가르쳐주지 않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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