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상반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금융지주들의 추가 배당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이미 예고했던 대로 하반기 중 금융지주들의 중간배당 잔치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추가 배당 시기와 배당 규모, 자사주 매입 등 추가 주주환원 등이 관심사로 떠오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코로나 19에 대응해 은행들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고 이달 말 만료될 예정이다. 7월 이후부터는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종전대로 자율적 배당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예정대로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2019년 회계연도까지 20%대를 크게 웃도는 배당을 지급했지만 지난해에는 대부분 금융당국이 제시한 상한선인 20%에서 배당이 제한하거나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배당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중간배당과 점진적 배당확대 등을 수차례 공언한 상태다.
이를 위해 신한지주는 분기배당을 처음으로 도입했고 우리금융지주도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실탄을 두둑이 준비했음을 강조했다. KB금융도 올해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할 전망이며 그간 중간배당을 실시해온 하나금융지주도 평소보다 중간배당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나 확대할까
그렇다면 중간배당 규모는 어느 정도 가능할까. 2019년 회계연도에 4대 금융지주들은 나란히 26~27%의 배당성향을 기록했고 전년 대비 배당성향이 엇비슷하거나 2~3% 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지난해 배당제한 조치만 없었다면 대부분 30% 선까지 배당성향이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제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중장기적인 배당정책 목표로 30%의 배당성향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적정한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한 후 잉여자금을 기초로 배당 수준을 결정한다. 4대 금융지주들의 지난해 이익잉여금은 대부분 전년 대비 10% 안팎으로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4% 증가에 그쳤지만 지난 3월 4조원의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연결 이익 기준 2019년과 동일한 배당성향을 적용할 경우 KB금융은 2087억원, 하나금융은 1462억원, 우리금융은 929억원, 신한지주는 839억원이다. 신한지주가 가장 적은 이유는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20%를 웃도는 배당성향으로 전년비 배당성향 감소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배당성향 30%로 단순 계산할 경우 4대 금융지주사들의 지난해 추가 배당금 전체 여력은 1조원대로 커진다. KB금융은 3400억원,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은 각각 2200억원과 2500억원, 하나금융 2500억원, 우리금융도 1300억원대로 껑충 뛰게 된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리 상승 등에 힘입어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작년 미지급분에 더해 올해 중간 실적 호조를 미리 감안한 후한 중간배당이 기대된다.
일례로 이미 중간배당을 실시한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채우지 못한 배당성향을 감안할 때 올해 중간배당은 작년 규모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2018년 1200억원, 2019년 150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고 지난해에는 1458억원을 지급했다.
시기는
다만 6월 말 종료와 동시에 곧바로 배당에 나서긴 어려운 만큼 기대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지주들이 빠르면 2분기 실적 발표 직후에 배당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9월 이후에 무게가 실린다. 일부에서는 넉넉히 4분기 이후를 점치는 쪽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배당성향 제한 방침이 종료된 후 반기 배당, 9월 분기 배당도 기대해볼만하다고 밝혔다.
반면 하나금융투자는 자본관리 권고안이 6월 말 종료되지만 분기 배당 실시와는 별개의 문제로 판단한다며 금융당국이 은행들로부터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수치를 받아 월 말까지 자체 점검할 것으로 예상돼 7월 초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배당제한을 실시한 미국의 경우 지난 3월 개별 은행들이 올해 6월 말 발표될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자본적립요건을 충족하면 자본배당을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허가한 상태다. 한국의 경우 아직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 중인 만큼 조치 만료와 함께 곧바로 배당에 나서긴 어렵다는 얘기다.
하나금융투자는 은행들의 중간배당은 빨라야 3분기 정도일 것이라며 관련 기대감을 과도하게 가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가능성은 크게 낮지만 금융당국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최근 금융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자본배당 제한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국내 은행그룹이 단순한 고배당으로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본배당 제한이 완화되더라도 단기 손실흡수와 중장기 경영전략을 판단해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사주 매입도 병행 기대
금융지주들은 배당과 별개로 자사주 매입 등 다른 주주환원을 병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일부 대형은행의 경우 빠르면 하반기부터 자사주 매입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일부 금융지주들은 상반기 중 자사주를 취득하거나 소각 목적으로 매입했지만 주주환원 목적이 대체로 크지 않았고 올해 또한 배당 제한 조치 등으로 아예 한 곳도 자사주 매입 등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주식소각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했고 503만 주를 사들였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6월 자기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 발행에 따라 500만 주의 주식 처분을 결정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자기주식 취득 완료에 따라 지난해 1월 자사주 취득신탁계약을 해지한 후 최근까지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지 않았다. 정부의 잔여지분 매각 이슈가 있는 우리금융의 경우 올 초를 비롯 임직원들의 자사주 매입만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