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취임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의 1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한국은행 총재로 이 자리에 서게 되어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지만 제게 주어진 기대와 책무를 생각하면 어깨가 참으로 무겁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예상보다 공격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행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등이 통화정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과 물가 간 상충관계가 통화정책 운용을 더욱 제약하고 있기에 정교하게 균형을 잡아가며 정책을 운용해야 할 때"라며 "합의제 의결 기구인 금통위에서 위원님들과 함께 최적의 정책을 결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긴 안목에서 보면 지금 한국 경제는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며 "가속화되고 있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과 더불어 세계화의 후퇴 흐름이 코로나 이후 뉴노멀(새로준 기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 이후 이런 뉴노멀 전환 과정의 도전을 이겨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아니면 고령화와 생산성 저하 추세가 이어지면서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빠져들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1960년생인 이 총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친 경제·금융 전문가다. 후보 지명 전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맡았다.
이 총재의 임기는 2026년 4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