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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엄중'…한은도 '빅스텝' 가능성 열었다

  • 2022.05.16(월) 10:12

추경호 경제부총리-이창용 한은 총재 회동
"한국 경제 엄중한 상황…정책 공조 필요"
이 총재 '빅스텝' 시사…금리인상 빨라질듯

천장 없이 치솟는 물가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긴급히 만났다.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조찬 회동을 통해 국내 경제 상황과 앞으로의 정책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이라는 목표에 공조하자고 합의한 것이다.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커졌다.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사진 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회동을 갖고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추 부총리와 이 총재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엄중한 상황'이라는 진단을 함께 내렸다. 물가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다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2월까지 3%대 상승률을 보였지만 3월 이후 4%대를 넘어서고 있다. 

추 부총리는 "최근 우리 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통화 긴축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고조되고 성장 둔화 가능성도 높아진 국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높은 물가 상승세로 인해 민생경제 어려움이 확대되고 거시경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은 만큼 거시경제 상황 전반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도 동의했다. 특히 그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4월 상황까지 봤을 때는 우리나라도 빅스텝을 고려할 필요성이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물가가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갈지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했다.

물가 상승세가 완화되지 않으면 한은 역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같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발언으로 다음주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종전까지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다음 시기는 7월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한편 추 부총리와 이 총재는 현재의 녹록지 않은 경제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양 기관의 긴밀한 합의에 따른 정책조합을 만들자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정부와 중앙은행 간 소통강화로 정책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추 부총리와 이 총재는 공식 회의체가 아니더라도 격의 없이 만나는 자리를 수시로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재부와 한은은 △거시정책협의회 △가계부채 협의회 △외환·금융대책반 회의 등 공식협의체를 보강할 뿐만 아니라 실무진 간 소통채널 다양화, 인사교류 확대 등을 통해 소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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