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금융시장의 눈은 미국으로 쏠린다. 미국이 주중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져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20일과 21일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정책금리 조정에 나선다.
일단 미국의 정책금리 조정의 핵심 기준이 된 물가상승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8월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전월에 비해서는 다소 꺾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주 미국 노동부가 내놓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9.1%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두달 연속 하락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는 했다.
관건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8.0%의 상승을 예상했는데 이를 넘어선 것이다. 미국 연준이 연이어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좀처럼 잡히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이에 물가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연방준비제도가 주중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빅스텝(정책금리 0.5%포인트 인상)과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울트라스텝(1.00%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고 시장은 즉시 이를 반영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8월 CPI가 발표된 직후인 1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6%(38.12포인트)하락한 2411.42에, 코스닥지수는 1.74%(13.86포인트)하락한 782.93으로 마감했다. 특히 달러/원 환율은 17원 급등한 1390.90원으로 마감하며 1390원 선을 돌파했다.
미국 8월 CPI충격은 지난주 내내 이어졌다. 지난주 마지막 영업일이었던 16일 코스피지수는 2382.78로 마감하며 2400선을 내줬고 코스닥 지수는 770.04로 마감하며 770선을 겨우 지켜냈다. 달러/원 환율의 경우 1388원으로 마감하긴 했으나 이는 외환당국에 구두개입과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 등 정부 개입 영향이 크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4차례의 금리인상에도 미국 내 강한 수요로 인한 광범위한 물가 상승이 확인되면서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의 더 강한 긴축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라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0.75포인트 인상은 기정사실로 보고 있으며 1.00%포인트 인상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1.00%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이 현실화 한다면 국제 금융시장에 가해질 충격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울트라 스텝'을 밟는다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또 한번의 빅스텝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달러/원 환율의 급등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간 금리가 순식간에 벌어진다면 추가 환율 급등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의 속도가 가속화 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임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에 따라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도 나올 것이나 시장은 한은의 최종 기준금리를 3.5%까지 고려하고 있다"라며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가 4% 중반을 넘어 5%까지 상향될 경우 한-미 금리차가 급격하게 확대되고 금리인상을 통해 원화 약세를 대응할 필요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1.00%포인트의 인상, 원화 약세 지속 이후 10월 5일 발표될 9월 물가의 재반등이 나타날 경우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10월 14일과 11월 24일 두 차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