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출범이후 1년간 가장 큰 경쟁자인 카카오뱅크보다 두배 가량 더 많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신금리 일원화 전략을 펼치면서 지나치게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으로의 과제도 분명해졌다. 여신취급액이 늘어나면서 손실규모는 줄어들고 있지만 부실 가능성이 높은 여신 역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토스뱅크의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범 1년, 2000억 넘는 적자
30일 토스뱅크는 지난 3분기 4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은 1719억원을 기록했다.
토스뱅크가 지난해 10월 5일 출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범 1년(2021년 4분기~2022년 3분기)간 약 2189억원의 손실을 낸 셈이다.
경쟁대상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 출범 1년(2017년 상반기~2018년 상반기)간 손실 규모는 1165억원 수준이었다. 토스뱅크 손실규모가 카카오뱅크 대비 2배 수준에 육박한다.
이는 영업지표인 여신과 수신 규모 차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여신잔액은 7조1000억원, 수신잔액은 23조1445억원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1년 이후 여신잔액 7조원, 수신잔액 8조6000억원 가량을 기록했다. 이자수익이 나는 여신의 규모는 비슷했지만 이자비용이 나가는 수신 규모가 지나치게 컸다는 의미다.
실제 올해 3분기까지 토스뱅크가 기록한 이자수익은 4554억4690만원이었고 이자비용은 3392억2780만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이자수익이 이자비용보다 2배이상 높은 수준을 꾸준히 기록했고 이는 출범 3년만에 흑자전환이라는 성과의 초석이 됐다.
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출범 당시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수시입출금식 상품에 2% 금리를 내걸며 수신을 크게 끌어모았다"라며 "반면 대출이 늘어나는 속도는 수신 증가폭보다 느려 이자비용을 이자수익으로 채우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희망 보이지만…안심할 수 없는 포트폴리오
희망적인 부분은 토스뱅크가 출범 이후 매 분기마다 적자규모를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654억원 순손실, 2분기 589억원 순손실을 기록한던 것을 올해 3분기에는 476억원 순손실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토스뱅크 측은 "여신부문이 크게 늘어나면서 적자폭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대출을 늘리면서 들어오는 이자수익이 늘어나면서 당기순손실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관건은 토스가 취급한 여신의 특수성이다.
지난 3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가계여신 6조1000억원중 39%는 일반적으로 은행권이 취급하지 않는 중·저신용자 대출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 취급해 줄 것을 요청한 데 기인한다. 이는 전체 대출의 40%가 다른 대출에 비해 리스크에 쉽게 노출 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 고물가 등 경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가계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부실화되는 대출이 바로 이 중·저신용자 대출이다. 대출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토스뱅크의 가계부문 예대금리차는 5.37%로 집계됐다. 당시 토스뱅크 수신 대부분의 금리가 2%로 고정돼 있는 상품에 몰려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7%이상 금리로 취급된 대출이 많다는 얘기다.
이는 3분기 순이자마진(NIM)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3분기 토스뱅크의 NIM은 0.54%로 전분기 0.12%에 비해 3배 이상 개선됐다. 수신금리는 고정돼 있지만 대출금리만 오른 영향에 상승폭이 컸다.
현재 토스뱅크의 대출자산 건전성은 나쁘지는 않다. 부실화가 시작된 대출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3%이며 연체율은 0.30%를 기록했다. 다만 통상 여신의 부실화는 취급 이후 1년 이상 흘러야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토스뱅크 역시 대출자산 건전성이 '양호'하다고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