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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인사 태풍]라임 후폭풍일까, 관치일까

  • 2022.12.14(수) 06:11

신한·농협 지주 회장 교체…우리 손태승 장고
금융당국 입김 없다지만 관치 논란 커질 듯

금융권 수장 인사에 외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연임이 예상됐던 금융지주 회장들이 줄줄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 중 일부에는 관료 출신이 신임 회장으로 임명됐다. 국책은행장 역시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조와의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금융권 수장 인사 분위기와 향후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금융지주 회장들이 줄줄이 교체되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외압은 없었다"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금융권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 신임 회장으로 내정됐고, BNK금융그룹 차기 회장 자리도 관료 출신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라임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거취에 금융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라임사태 후폭풍…손태승 거취는

지난 8일 신한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결과는 금융권을 놀라게 했다. 조용병 회장의 무난한 연임이 예상됐지만 회추위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신임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예상 깬 신한금융, 차기 회장에 진옥동…이유는?(12월8일)

관심은 조용병 회장의 입으로 집중됐다. 조 회장은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에 변화를 주는 게 맞다"고 용퇴 결정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회장 재임시절 소회로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고객들이 사모펀드로 많은 피해를 입고 회사의 많은 사람들이 징계를 받았다는 점"이라며 "누군가는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고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조용병 회장은 세대교체를 거론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라임사태 등과 관련한 금융당국 압박이 가장 큰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속적으로 라임사태와 얽혀 있는 CEO 리스크를 언급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7일 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CEO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금감원의) 책무이지 재량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같은 상황에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손 회장은 지난달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등의 위법 사항에 대해 업무 일부정지 3개월과 퇴직 임원 문책경고(손태승 회장 해당) 상당 등의 조치를 받았다. 
 
문책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퇴임 후 3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내년 3월말 임기가 종료되는 손태승 회장 연임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관건은 손태승 회장이 행정소송을 통해 징계가 적합한지 따져볼지 여부다. 앞서 손태승 회장은 파생결합펀드(DLF) 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지만 결과에 불복해 소송에 나섰고 1‧2심에선 모두 승리했다. 오는 15일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상태로 2심 결과가 확정된다면 라임사태 관련 징계에 대한 소송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하지만 분위기가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다. 금융위가 손태승 회장 징계를 의결할 당시 국회 등 정치권 압박이 있었고, 이복현 금감원장의 강경 기류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관련기사: 우리금융 손태승 연임 '흔들'…외풍 불었나(11월9일)

한 금융권 관계자는 "라임사태가 무거운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에는 사퇴 압력 요인으로까지 평가되지는 않았다"라며 "금융권과 달리 금융당국에선 사퇴를 책임지는 행동으로 여기는 것 같고, 최근 지주회장 교체도 당국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관료가 꿰찬 농협, BNK는

금융권 인사에서 관치금융 논란이 발생한 또 다른 원인으로는 옛 관료 출신들이 금융권에 재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NH농협금융 차기 회장 자리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꿰찼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역시 취임 후 급성장한 경영 성과, 과거 지주 회장들이 2+1년 임기를 보장받았다는 점에서 연임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정부와의 협력 강화를 이유로 친정부 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후보자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획재정부 2차관, 박근혜 정부 국무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인재 영입 1호 인사로 대선 캠프는 물론 인수위원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외풍 분 농협금융, 신임 회장에 이석준 전 국조실장(12월12일)

다만 이복현 금감원장은 농협금융 회장 인사와 관련해 "반시장적 방법이나 인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공석인 BNK금융그룹 회장도 관료 출신 외부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은 지난 9월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아들 특혜 비리 혐의가 제기됐고, 이에 대한 부담으로 임기를 5개월여 앞두고 사임했다.

특히 BNK금융은 지난달 외부 인사도 회장 후보로 수용하도록 이사회 규정을 개정했다. 그동안 차기 CEO는 내부출신 인사로만 하도록 규정했지만 외부에도 문을 연 것이다. 신임 회장에 외부 인사가 들어올 것이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BNK금융 임원후보추위원회(임추위)는 내부 CEO 후보군 9명과 외부 자문기관에서 추천받은 9명 등 18명을 CEO 후보군으로 확정했다. 다음주 중 지원서를 제출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거쳐 1차 후보군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내부 후보군 9명은 BNK금융 내 계열사 대표인 △안감찬 BNK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최홍영 경남은행장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등이다. 이 중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이두호 캐피탈 대표 등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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