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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엔 '대선 공신', 수은엔 '고시 인연'…기업은행엔? 

  • 2022.12.15(목) 06:06

[금융권 인사 태풍]
윤종원 후임에 정은보 전 금감원장 등 거론
노조, 내부인사 선임 주장…강경투쟁 예고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불거진 관치금융 논란은 민간 금융지주를 넘어 국책은행 수장 인선에서 더 거세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이 KDB산업은행 회장을 꿰찼고, 최근엔 임기 종료를 앞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후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기업은행 지부(노조)는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경우 출근저지 투쟁 등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윤종원 후임도 낙하산?

윤종원 기업은행장 임기는 내년 1월2일로 종료된다. 현재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차기 기업은행장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관련기사: 신임 은행장도 낙하산? 기업은행 '긴장'(10월18일)

기업은행 노조는 정은보 전 금감원장을 '모피아' 출신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있다. 임명 전이지만 벌써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 전 원장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반대 성명을 발표한 것은 물론 현재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기업은행 노조는 앞선 윤종원 행장 임명 당시에도 출근 저지 투쟁을 단행한 바 있다. 윤 행장 이전만 해도 조준희·권선주·김도진 등 기업은행 공채 출신이 행장을 역임했던 반면 윤종원 행장은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맡았던 외부 출신이었던 까닭이다.

기업은행 노조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내부 출신 행장 선임을 주장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을 뿐 아니라 중소기업 지원 등 정책금융 역할에 더해 개인대출 등 민간 금융사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행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정은보 전 금감원장에 대해선 '보은 인사'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정 전 원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해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됐지만,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검사 출신 이복현 현 금감원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정 전 원장은 이후 보험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정 전 원장 최근 행보는 이례적인 것으로 기업은행장 임명 시에는 보은 인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기업은행은 민간 금융사들과 직접 경쟁하는 사업 부분이 많은 만큼 내부 출신 행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낙하산 행장 임명을 강행하면 출근저지 투쟁 등 강경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코드 맞추는 국책은행

국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정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 참여해 정무실장을 맡았고, 인수위원회에선 당선자 정책특보 등을 역임했다. 회장 취임 후 윤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인 산업은행 본점 부산이전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태다.

국정감사에선 야당(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절차적 문제 지적에 "본점 부산이전은 회장의 책무"라는 점을 강조했고, 이전추진단 설립까지 강행했다. 최근에는 부산이전을 본격화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핬다.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은 첫 내부 출신 행장으로 인선 과정에선 별다른 잡음이 없었다. 다만 과거 윤 대통령과 고시 공부를 함께 했다는 인연이 주목받았다. 윤 행장은 취임사에서 방위산업과 원자력발전 등에 금융지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책 수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 윤 정부 '코드' 맞춘 윤희성 수은 행장 "원전·방산 수주지원"(7월27일)

이를 감안하면 차기 기업은행장 역시 정책 집행에 효율성을 보일 인사로 채워질 공산이 크다. 지난 14일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포함된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출범했다. 이들 기관은 향후 정부 국정과제인 미래전략산업과 유망 신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 역할을 해야 한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은 정부 입김이 직접적으로 작용한다"며 "최근 금융권 인사를 보면 기업은행장도 정치권 주도 아래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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