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0.25%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해 4월 이후 일곱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것으로,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큰 데다 미국의 긴축 기조 속에 환율 방어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새해 첫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올린 연 3.5%로 결정했다.
지난해 총 2.25%포인트를 올린 데 이어 새해에도 인상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3.5%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4.00%)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의 고물가 상황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5.1% 상승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통 기준금리를 올리면 가계·기업의 대출 부담 등이 커지며 소비가 줄어 물가는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한미 간 금리 격차도 기준금리 인상요인으로 꼽힌다. 작년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서 현재 한미간 금리 차이는 최대 1.2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상장채권 투자자금 27억3000달러(약 3조5000억원)를 순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