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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연 1조 넘겼지만 7년째 그대로인 '방지특별법'

  • 2023.03.29(수) 07:39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액 1조818억원…역대 최대
"사기 점점 늘어…보험사기방지법 개정 시급"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상정도 안 돼

보험사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에서 잠자고 있다. 보험사기 피해 규모가 지난해 역대 최대를 경신하며 1조원을 넘겼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입법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업계 일부에선 "기대감도 사라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는 총 78개의 안건이 올랐다. 이 가운데 보험사기 처벌 강화 및 보험범죄 정부 합동 대책반 설치를 골자로 하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 13건이 채택됐지만 이달에도 심의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기 중에는 안건 목록 상단에 배치된 디지털자산법(가상자산법) 제정안이 주된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어서다. 이른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더 큰 화제인 탓이다. 특히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히면서 관련 법제화에 관심이 더욱 커졌다. ▷관련기사 : "'테라·루나 사건' 핵심인물 권도형 체포"…마침내(3월 24일)

반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은 현재 총 13건이나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번번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관련기사 : 보험사기방지·실손청구 간소화 또 뒷전…보험업계 탄식(1월 17일)

이 개정안은 의료인이나 보험설계사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보험사기를 저지르면 가중처벌하는 내용과 경찰청 내 보험사기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이 부서에 금융당국, 건강보험공단, 보험업권이 공동참여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담고 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 추이/그래픽=비즈워치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은 2016년 9월 제정된 이후 7년여 동안 단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7년 7302억원에서 지난해 1조818억원으로 1.5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적발액은 역대 최고치다. 총 적발인원은 10만2679명, 1인당 평균 적발금액은 1050만원으로 고액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특별법 제정에도 적발금액과 적발인원이 모두 큰 폭으로 늘고 있어 관련 법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라는 게 업계 목소리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보험사 수익성을 악화시키기도 하지만 새어나간 보험금을 메우려면 다른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이 동반될 수 있다"고 했다.

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계곡 살인사건'으로 강력 보험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법 통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여야 이견이 크지 않은 안건인데도 법안심사가 계속 미뤄지고 있어 기대감이 많이 사그라든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 법안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할 때 의료기관이 자동으로 보험사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도록 전산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손보험 청구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음에도 의료계 반대로 14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에 포함되고 여당이 입법 강행의사를 밝히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모습"이라고 했다. 다만 보건복지부, 금융당국, 생·손보협회, 대한의사협회 등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이해관계자가 모인 '8자 협의체'가 이달 초 첫 가동된 만큼 법제화 논의가 다시 본격화할 것으로 보험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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