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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시술에 도수치료 영수증?…"보험금 토해내고 벌금도"

  • 2023.06.08(목) 16:43

금감원, 보험사기 연루 주의 '소비자경보'
도수치료 실손보험금 4년간 4.8조원 육박

"실손보험 있으시죠? 비용은 보험 적용이 되는 도수치료로 처리하게 해드릴게요."

병원을 찾아갔다가 접수대에서 이런 제안을 받아 수락했다면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것이다. 병원에서 하자는 대로 했다가 받은 보험금을 반환하는 것은 물론 50만~350만원의 벌금을 무는 형사처벌까지 받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래픽=비즈워치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9~2022년 중 도수치료를 가장해 성형·피부미용 시술 등을 받아 보험사기 혐의로 수사 의뢰된 환자는 총 3096명이다. 2019년 679명이던 것이 작년에는 1429명으로, 3년 새 110% 증가했다.

대체로 이런 '유혹'은 병원 상담실장(브로커 포함)이 주도한다.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불필요한 진료나 시술 등을 제안하는 식이다. 이런 경우 일단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권고다.

피부관리, 비타민 주사, 필라테스 등의 비용을 도수치료비 명목으로 영수증을 발급한 사례도 적발됐다. 실손보험 자기부담금(10~20%)을 아끼려 증액된 금액으로 신용카드 결제 후 진료비를 현금으로 납부하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종전까지 보험사들은 고액 수술·진단금 중심으로 보험사기 조사를 해왔다. 도수치료는 평균 200만원 이하로 비교적 소액이라 조사 인력과 자원을 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도수치료 보험금이 급증하고, 일부 병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제보 등에 따라 보험사기 조사와 대응을 강화하는 추세다.

보험업계 도수치료 관련 보험사기 수사의뢰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집계에 따르면 도수치료 명목으로 나간 보험금은 2019년 9036억원에서 작년 1조4180억원으로 56.9% 증가했다. 4년간 도수치료 보험금은 총 4조7618억원이다. 전체 실손보험금에서 도수치료의 비중은 작년 11%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이렇게 △성형 △피부미용 △영양주사 등의 시술을 받고 도수치료를 한 것처럼 보험회사에 허위 청구해 보험사기로 적발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날 '소비자경보(주의)'를 내렸다.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김정운 조사기획팀장은 "보험사기 주체는 병원이라도 환자가 문제의식 없이 동조·가담했다가 형사처벌을 받는 사례도 적잖다"며 "소비자들이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남들도 다 한다는데' 같이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보험사기자로 연루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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