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임직원들에게 "금감원 출신 민간인사들과의 접촉과 금융사 재취업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원장이 정부의 '이권카르텔 타파' 기조를 명확히하며 내부 기강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반부패·청렴 워크숍'에서 "최근 사회전반에 걸쳐 이권카르텔이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원칙에 입각해 엄정하게 감독·검사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금감원 출신 금융사 임직원들과의 사적 접촉 및 금융사 취업에 있어서도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서 한 치의 오해도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윤 대통령이 주문한 공직기강 확립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전날 윤 대통령은 신임 차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라며 "이권카르텔과 가차없이 싸워달라"고 했다.
이에 발맞춰 이 원장 역시 민간 금융사로 이직한 금감원 퇴직자들이 과거 친분을 활용해 금감원 임직원들과 접촉하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일반 국민들에겐 이권카르텔로 비춰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더불어 금감원 임직원들이 퇴직 후 감사 등으로 민간 금융사에 자리를 옮기다보니 자연스럽게 선후배로 얽히는 유착고리가 생길 수 있다는 쓴소리다.
이 원장은 "그간 우리원 임직원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국민과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왔지만 도덕성에 대한 조직적 관심은 바쁜 현안 업무에 밀려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그쳐왔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 '오늘부터 금융인'…금융당국 출신 줄줄이 보험사행(3월1일)·'쉽지 않네' 점점 좁아지는 금감원 퇴직자 취업문(6월22일)
그는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청렴‧윤리기준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강화되고 있어 조직 차원의 꾸준한 함양과 개발이 필요하다"며 "우리의 언행이 국민의 기대치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순간 신뢰받는 금융감독기구를 향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