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로 몰려들었던 예금 수요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은행권에서는 차익실현, 중소기업 예수금 상환 등 복합적 이유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달러 예금 잔액은 약 600억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633억8900만달러에 비해 33억달러 줄었다. 한화로는 4조8000억원 정도 감소했다.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큰 폭으로 늘었다가 올해 1~2월 중 조금씩 빠지는 중이다. 통상 달러 예금 잔액은 원달러환율 변동폭이 커질 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당초 지난해 말 달러 예금이 치솟았던 것도 당시 대내외 변수로 원달러환율이 급증한 영향이 주효했다. 지난해 12월 2일 달러당 1395원이었던 환율이 20일 만에 55원 뛰어오르자 환차익을 기대한 수요가 몰려들었다. 환율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고 예비용 자금을 확보해 두려는 수출입 기업들의 움직임도 한몫했다.
원달러환율은 1월 중순 1470원을 돌파했다. 2월 들어서는 1430~1450원대 박스권을 형성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고점을 찍고 1400원 중반대에 머무르자 이익을 봤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출입 중소기업은 미리 확보해 둔 달러를 1~2월 중 이자 상환용으로 돌렸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환산한 기업의 외화 대출 원금과 이자 비용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정리했을 것이란 풀이다.
3월에도 감소하나
일각에서는 달러 예금 수요가 끝물에 다다랐다는 예상이 나온다.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400원 중반대로 한 달 넘게 유지 중이어서 이미 가입한 소비자 및 기업은 빠져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달러당 1400원 중반대라는 환율을 고점으로 인식, 달러 예금으로 새로 들어올 수요는 적을 것이란 관측도 함께 나오고 있다. 여기에 거주자 기준 정기외화예금 금리가 반년 만에 4%대에서 3%대로 떨어진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거론된다. 다만 2%대인 원화 예금보다는 높다.
국내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 판매가 언제 재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 투자 가능한 안전자산은 달러 정도"라면서도 "원달러환율이 1470원대를 터치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단정하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