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대출규제·이자장사 비판·수조원 청구서까지…은행들 "살얼음판"

  • 2025.09.10(수) 16:18

9·7 추가 규제로 전세대출도 축소…3분기 실적 경고등
이자영업 비판 지속…각종 출연금 요구에 과징금까지

지난 7일 정부의 가계대출 추가 규제에 이자 장사 비판이 지속해 나오자 은행권에서는 "매일 살얼음판 걷는 기분"이란 반응이 나온다.

하반기 수익 기대도 접었다. 은행으로서는 영업환경이 점점 악화하는 상황인데 정부가 은행 출연금을 기반으로 한 서민금융안정기금을 마련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은행권 긴장감은 극도로 치닫고 있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6·27 가계대출 규제 후인 지난 7~8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년 동기간 대비 반토막 났다. 지난해 7~8월 합산 총 14조6000억원 증가했던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7~8월엔 7조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6·27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은 하반기 금융권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절반으로 줄였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했고, 청년과 신혼부부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정책대출 한도도 최대 1억원 축소했다.

이어 지난 9·7 가계대출 추가 규제로 이달 8일부터는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 줄인 상태다. 규제지역 LTV(주택담보대출비율)는 50%에서 40%까지 낮춰 공급하고 있다. 이번 추가 조치까지 나오면서 하반기 가계대출 실행은 막힌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가계대출 증가폭이 쪼그라들면서 은행들은 하반기 역성장까지 우려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등 관련업계는 은행 이익 감소 등의 영향에 금융지주들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3%~5.6% 정도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예대금리차를 키워 실적 방어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다. 이번 정부는 출범 이래 줄곧 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며 "이자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실 가계대출 수요 제한을 위해선 대출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내리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 은행으로 날아들 '청구서'도 걱정거리다. 우선 113만명의 빚 탕감을 위한 배드뱅크에 은행권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최소 3500억원, 이날 발표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에는 금융권이 5년간 30조원 안팎을 출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서민금융안정기금을 마련하는 데도 은행 자금이 2000억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9일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사의 이익이 많으니 일정 부분을 출연해 공동기금을 마련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정부, 국민성장펀드 100조→150조로 확대 …생산적 금융 '대전환'(2025.09.10)

수조원대 과징금 지출도 대비해야 하는 실정이다. 당장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 판매로 지불하게 될 과징금만 은행 합산 최대 8조원, ELS 판매액에 따라 은행 한 곳에만 최대 4조원 안팎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이번 정부가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어 과징금이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예상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벌어들이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을 지경"이라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