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중동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석유화학·정유기업에 금융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신규자금 지원 프로그램 규모를 26조8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신용보증기금의 P-CBO 차환 부담도 완화해 석화기업이 약 17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한국석유공사의 유동성 확충 방안을 논의 중이다.
7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 16층에서 이같은 내용의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석화·정유업계 및 정책·민간금융기관이 참석했다.
원유 수급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석화 및 정유업계의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애로를 청취해 대응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향후 주요 피해업종을 대상으로 지속 개최될 중동상황 산업-금융권 릴레이 간담회의 첫 회의기도 하다.
이억원 위원장은 "석유화학 및 정유산업은 원자재인 원유의 수급 등이 중동지역의 공급망과 직결된 만큼 영향을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자동차·조선·전자·건설·물류 등 우리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반산업이므로 가장 먼저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이 위원장은 중동상황으로 인해 우리 산업과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정책금융기관, 시중은행 등 금융권과 함께 추진 중인 금융지원사항을 소개했다.
먼저 중동 수출입기업이나 협력·납품업체 등 피해기업의 유동성 애로 완화를 중점 지원한다.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수출입은행 4개 정책금융기관은 사태 발생 후 즉각 신규자금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규모를 20조3000억원에서 24조3000억원으로 확대했다.
기존대출에 대해서도 만기연장·상환유예를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이번 정부 추경안으로 2조5000억원을 더해 프로그램 규모를 총 26조8000억원까지 확대 추진 중이다.
민간 금융권도 자율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5대 금융지주와 은행권을 중심으로 신규자금을 53조원 이상 공급하고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을 시행하고 있다.
중동사태 발생 이후 3월 한달간 정책·민간금융은 중동지역 수출입기업, 고유가·고환율 영향업종, 관련 협력·납품업체 등에 약 10조7000억원 이상 신규자금 및 기존대출 만기연장 등을 지원했다. 현재 산은·수은은 원유수급 관련 기관인 석유공사의 유동성 확충을 위해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금융위는 중동상황 피해 중소·중견기업의 신보 P-CBO 차환 부담도 완화할 계획이다. P-CBO란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신보가 원리금을 보증해 유동화증권을 발행·유통하는 제도다. 자체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이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신보는 오늘부터 최대 1년 이내 기존 P-CBO 이용분의 만기가 도래해 차환이 필요한 피해 중소·중견기업의 상환비율을 최소 10%에서 최소 5%로 하향 조정한다. 또 △후순위 인수 비율 최대 0.2%포인트 감면 △가산금리 최대 0.13%포인트 감면 등을 시행한다.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중동 피해 중소·중견기업의 P-CBO 발행잔액은 약 9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석화기업 발행잔액 약 1700억원이 차환 지원대상이 될 전망이다.
또한 총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 6호가 이번달 조성을 완료해 투자를 개시할 예정이다. 펀드는 석화·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철강·이차전지등 6개 주력산업에 투자해 사업재편·재무구조개선을 지원한다.
오늘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이번 중동상황으로 인해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무역 제재 대상이 아닌 미국·아프리카 등에서 긴급 원료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자체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더해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석화 산업의 사업재편이 추진 중인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산업 전반의 경영부담이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지원을 통한 경영애로 완화를 희망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산업계와 금융권 간의 긴밀한 소통으로 업종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현장 애로를 정책에 신속히 반영해 실효성 있는 금융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