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한 첫 금융통화위원회의 선택은 기준금리 연 2.50% 동결이었다. 다만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동시에 큰 폭 끌어올린 가운데 고환율, 집값 불안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관심은 동결 결정 자체보다 한은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얼마나 강하게 열어둘지에 쏠리고 있다.
한은 금통위가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인하한 이후 이달까지 8차례 연속 동결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1년 가까이 연 2.50% 수준에 머물게 됐다.
애초에 금리 동결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전날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리 인상을 전망한 응답자는 1%에 그쳤다. 금투협은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지속과 물가 상승 우려, 6월 지방선거, 미국 기준금리 경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했다.
불확실성이 다시 금통위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중동 전쟁이 석 달째 이어지며 시장도 눈치를 보고 있다. 종전 협상이 타결되면 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진정될 수 있지만 확전으로 번지면 금융시장 충격도 커질 수 있다.
한미 금리 역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환율과 집값도 한은 운신 폭을 좁히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500원 안팎에서 움직이다 지난 22일 장중 1520원에 근접했다. 지난 3월 말 1540원 안팎까지 치솟았던 수준에서는 내려왔지만 언제든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계감은 남아 있다. 집값 불안도 현재 진행형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월 셋째 주 0.31% 오르며 3주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시장의 관심은 기준금리 결정보다 새롭게 구성된 금통위 체제의 정책 기조에 맞춰졌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신 총재가 주재한 첫 금통위인 데다, 김진일 금통위원 합류로 금통위 내 정책 성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향후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봤다.
무엇보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흐름이 국내 물가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5% 올라 1998년 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2.6% 올라 목표 수준(2.0%)을 상회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한은은 5월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7% 늘어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전기 대비 전망치(0.9%)를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1.8%에서 지난 2월 2.0%로 올린 데 이어 다시 0.6%포인트 높인 것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7%로 지난 2월 전망치보다 0.5%포인트 올려 잡았다. 내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2.1%, 2.3%로 제시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성장과 물가 측면에서 금리 인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중동 전쟁의 추이와 영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성과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을 고려해 이번 회의에서는 향후 인상 시그널을 제시하는 수준을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인상 소수의견은 1명이 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1시 10분에는 신 총재의 첫 금통위 기자간담회가 열린다. 시장은 신 총재가 중동 사태에 따른 물가와 성장 경로, 환율, 집값 변수 등을 어떻게 볼지 주목하고 있다. 금통위원 7명의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의 분포 변화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 2월 첫 공개 때는 전체 21개 점 가운데 16개가 2.50%(동결), 4개가 2.25%(인하), 1개가 2.75%(인상)에 찍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