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로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글로벌 사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금융사 인수와 현지 거점 확보,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확대 등을 통해 해외 투자 역량과 실행력을 높이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자산운용이 보유한 뉴욕·런던 현지 법인을 재인수하기로 의결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취득 대상은 삼성자산운용의 뉴욕 법인과 런던 법인 지분 100%다. 취득 금액은 환율 적용 기준 뉴욕 법인 약 779억원(1달러 당 1513.40원), 런던 법인 약 594억원(1파운드 당 1993.37원)으로 총 1373억원 규모다. 거래는 오는 10월 완료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뉴욕·런던 법인 지분을 삼성자산운용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 삼성생명은 '글로벌 자산운용 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공시했다. 계열사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삼성자산운용을 글로벌 종합 자산운용사로 키우기 위한 결정이었다.
삼성생명, 현지 법인 재인수…투자 실행력 높인다
이번 재인수는 삼성생명이 약 10여 년 만에 해외 현지 투자 거점을 다시 직접 확보하는 것이란 데 의미가 있다. 삼성생명은 두 법인의 취득 목적을 '글로벌 사업 확장'이라 밝혔다.
실제 삼성생명은 해외 자산운용사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자산운용 플랫폼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2021년에는 영국 부동산 운용사 세빌스(Savills)IM 지분 25%를 인수했고 2023년에는 프랑스 인프라 전문 운용사 메리디안(Meridiam) 지분 20%를 확보했다. 이어 유럽 대체투자 운용사 헤이핀(Hayfin)에도 투자하며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넓혀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적 투자와 함께 해외 법인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현지 협업과 투자 실행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운용사들과 공동 투자나 신규 딜 발굴 과정에서는 자산운용 자회사보다 자본력을 갖춘 삼성생명이 현지 법인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기동성과 협상력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이번 법인 재인수는 현지에서 투자 검토부터 집행까지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시장 변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화생명도 미국·동남아 공략…글로벌 투자 확대
한화생명도 글로벌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23년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인도네시아 리포(Lippo)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리포손해보험 지분 62.6%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노부은행 지분 40%,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클리어링 지분 75%를 인수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을 확대했다.
투자 네트워크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사모펀드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지분 약 1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자회사로 편입하기보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글로벌 투자 기회를 함께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센트로이드는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딜 소싱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운용사다. 지난 2021년 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했으며 현재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골프클럽 플랫폼 콘서트파트너스를 베인캐피털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중동 네트워크 강화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한화생명은 2024년 아부다비에 주재사무소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김동원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아부다비 금융주간(ADFW)' 글로벌 마켓 서밋 등에 참석하며 현지 금융권과의 협력 기반을 넓히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시장 자체가 변동성이 크고 국내만 들여다봐서는 한계가 있다"며 "현재 환경에서는 다양한 환경과 빠른 투자결정이 중요시 되는데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 거점을 두면 다양한 투자 정보를 빠르게 확보하고 투자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