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의 새로운 물결이라는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참 중요한 거 같은데 어려우셨나요? 비즈니스워치가 연중기획으로 '이해해야 이에스지!'를 영상으로 연재합니다. 탄소중립, RE100, 탄소배출권, 택소노미, 물적분할, 주주비례적이익 등 어디서 들어봤지만, 딱히 설명하기 어려웠던 ESG 각 분야의 기본개념부터 국내외 기업과 금융자본의 움직임, 과제와 전망까지 같이 이해해볼까요? 그럼 시즌1 환경(E) 분야 시작합니다. [편집자]
ESG워치 시즌1 두 번째 주제는 RE100이에요. 5가지 질문과 답으로 명쾌하게 알아볼까요?
①RE100, 도대체 무엇인가요?
RE100은 'Renewable(재생 가능한) Electricity(전기·전력) 100%'의 줄임말.
기업이 공장을 돌리고 사무실을 운영할 때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쓰겠다고 선언하는 글로벌 캠페인이에요.
각국 정부가 강제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다국적 민간 비영리기구 더클라이밋그룹(The Climate Group)이 2014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와 파트너십을 맺어 만들었는데요.
2022년 5월 기준, 애플, 구글, 나이키 등 370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 중이고 SK, 현대차 그룹사를 포함한 국내 19개 기업도 동참하고 있어요.
②RE100, 왜 중요한가요?
전 세계는 기후 위기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해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ESG워치 1편 '탄소중립 3분 만에 뽀개기'에서 살펴봤죠?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변화 정책의 핵심은 경제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사용해야 해요.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들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규제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촉진하는 각종 법과 제도 등도 만들어가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에 맞춰 거대한 공급망을 가진 기업들도 RE100에 가입해 자사의 협력업체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애플은 2030년까지 자사 모든 제품의 ‘넷제로’ 실현을 위해 전 세계의 협력사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어요.
*넷제로 (net zero, 배출하는 탄소량과 제거하는 탄소량을 더했을 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것)
앞으로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재생에너지 사용을 높이지 않으면 이제 아무리 물건을 잘 만들어도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온 것이에요.
③RE100 누구나 가입할 수 있나요?
아니에요. RE100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연간 전력 소비량이 0.1TWh(테라와트시)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
이 정도 전력량은 국내 태양광 발전소 60MW(메가와트)의 연간 발전량과 유사하기 때문에, 대부분 대기업 위주로 될 수밖에 없어요.
*금융기관은 SBTi(과학기반감축목표 이니셔티브)에 준하는 기준을 수립했을 때 RE100 가입 가능.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이나 공공기관은 한국형 RE100이라고 불리는 ‘K-RE100’에 가입해 각자 조건에 맞게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실천해 나갈 수 있어요. (K-RE100은 연간 전력소비량에 제한 없음)
④RE100 가입 후엔 어떤 의무가 있나요?
어느 날 모든 기업이 갑자기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만 사용해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재생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기 가격이 뛰고 물건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겠죠. 그래서 점진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자는 게 RE100의 목표예요.
RE100 참여기업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해요.
*다만 연도별 목표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수립. 2030년 60%, 2040년 90% 이상의 실적 달성을 권고. 2022년부터 참여기업의 이행실적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를 통해 보고 의무)
⑤재생에너지 100% 사용 진짜 가능한가요?
'사업장에서 필요한 전력 100%를 친환경 전력으로 사용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만드는 전기의 양이 충분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기업이 직접 재생에너지를 만들어 물건을 생산하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RE100 달성을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요.
1) 첫 번째는 녹색 프리미엄
일반 전기요금과 별도로 '녹색 프리미엄'이라는 추가 요금을 내고 한국전력으로부터 전기를 사 오는 방법이 있어요. 추가 요금을 낸 만큼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것으로 인정! 한전은 기업들에게 추가 요금을 받은 만큼 재생에너지에 투자해요.
2)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기업이 RE100 인증서 거래 플랫폼을 통해 재생에너지 공급인정서(REC)란 걸 직접 구매하는 방법. REC를 구매한 만큼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했다고 인정해 주는 것이죠.
3) 직접 PPA
재생에너지를 만드는 발전회사와 기업이 1대1로 전력거래계약(PPA)을 맺어 전력과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하는 방법. 당근마켓을 통해 1대1로 만나서 거래하는 것과 비슷해요.
4) 제3자 PPA
직접 PPA 대신 중간에 한국전력이 중개자로 끼어드는 형태. 한전의 중개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으면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받는 방법이에요. 집을 사고팔 때 부동산 중개업소를 중간에 두고 거래하는 것과 비슷해요.
5) 지분참여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일정한 지분을 투자하는 방법이에요. 투자한 비중만큼 재생에너지 사용 인정. 이 방법은 재생에너지를 오래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싶은 기업에 적합한 제도이죠.
6) 자가 발전
마지막으로 기업이 소유의 빌딩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고 생산한 전력을 직접 사용하는 방법도 있어요.
RE100 이젠 조금 친숙해지셨나요? 다음에는 탄소배출권에 대해 알아볼게요.
기획: 박수익 기자
도움말 : 이다연(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연구원)
더빙 : 김보라 기자
편집 : 곽정혁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