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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대성산업 유력 후계자 김신한 직위뿐인 ‘사장’…왜?

  • 2024.01.18(목) 07:10

[중견기업 진단] 대성산업④
주활동무대 대성산업가스…2017년 매각
2020년 대표 물러난 뒤 경영 행보 ‘뚝’ 

다들 유력 후계자라고들 하는 데, 존재감이 흐릿하다. ‘지천명(知天命·50)’을 바라보는 나이 쯤 되면 회장 자리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핵심 사업 계열사 한 두 곳의 대표 자리에 앉아 있을 법 하지만 경영 일선에서 좀체 찾아볼 수 없다. 이사진 명단에서 조차 없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대성산업 오너 김영대(82) 회장의 막내아들 김신한(49) 대성산업 사장은 요즘 이런 존재다. 2020년을 기점으로 경영 행보가 딱 끊겼다. 대성산업을 할퀴고 지나간 디큐브시티 사태에서 3남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김신한 대성산업 사장

맏형 하차후 유력 후계자 부상

김 사장은 미국 엠허스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시간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IBM, 삼성전자를 거쳐 2006년 3월 대성산업가스(현 디아이지에어가스) 기획이사로 입사와 함께 모태기업 대성산업 이사회에 합류, 경영수업 단계를 밟기 시작했다. 31살 때다. 

‘[거버넌스워치] 대성산업 ③편’에서 얘기했지만, 맏형 고(故) 김정한 대성산업 사장이 경영에 입문했던 게 2002년 6월이다. 줄곧 학자의 길을 걸어온 차남 김인한(51)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제외하고 나면, 당시 김 회장이 장남과 3남을 차례로 가업에 발을 들이게 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2015년 3월 맏형의 대성산업 돌연 하차와 뒤이어 5월 라파바이오 등 4개 개인회사 계열분리, 이듬해 5월 갑작스런 작고 뒤에는 이변이 없는 한 김 사장이 대성산업의 경영권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데 토를 달 이가 없었다. 어찌 보면 현재까지도 유효한 시각일 수 있다. 

대성산업 재무실적

알짜 매각과 함께 사라진 존재감

문제는 다음이다. 자타공인 유일한 후계자로 점찍고 있는 김 사장의 경영 행보가 되레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캐시카우’였던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 대성산업가스 매각과 무관치 않다. 

김 사장이 옛 지주회사 대성합동지주(2017년 8월 대성산업에 흡수합병)와 모태 주력사 대성산업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도 주된 활동무대로 삼았던 곳이 바로 대성산업가스다. 2006년 3월 입사 뒤 상무, 전무, 부사장 거쳐 2014년 4월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6월에는 전문경영인과 함께 공동대표에 올랐다. 

이 무렵인 2014년 8월 대성합동지주는 대성산업가스 지분 60%를 골드만삭스PIA에 198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디큐브시티 사태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이었다. 2017년 3월에는 나머지 40%도 4560억원에 MBK파트너스에 넘겼다. 

생존을 위해 돈이 될 만한 자산을 죄다 팔아치워야 했던 시기다. 당시 대성산업가스는 2016년 매출(연결기준) 5120억원에 영업이익으로 2012~2016년 적어도 241억원, 많게는 649억원을 벌어들일 정도로 알짜배기였다.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계열 겸직 현황

80세 넘은 나이에도 후계구도 ‘오리무중’

대성산업가스를 완전히 매각하기는 했지만 경영은 대성산업 측이 계속 이어갔다. 오래 가지 않았다. 2019년 12월 다시 맥쿼리PE에 팔리면서 김 사장 또한 2020년 2월 대표 자리를 비워줘야 했다.    

의외다. 대성산업가스에서 손을 뗀 뒤 대성산업 주요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을 법 하지만 너무나 잠잠하다. 우선 ‘대성산업 사장’ 명함을 갖고 있지만 직위뿐이다. 여기, 그 증거물이 있다.  

대성산업은 정기보고서 임원 명단에서 김 사장의 이름을 지운 지 한참 됐다. 2020년 하반기부터다. 비록 미등기 집행임원이기는 하지만 줄곧 본사 구조조정본부장 사장으로 올려져 있었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김 사장은 회사에 적을 두고는 있지만 (2020년 이후로) 직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현재로서는 직위만 사장일 뿐 맡고 있는 직책은 없다는 의미다. 

다른 주요 계열사 이사진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디에스파워, 대성셀틱에너시스, 대성히트에너시스, 대성나찌유압공업, 대성계전 등에서 대표는 물론 사내이사직을 갖고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  

김 회장이 지금껏 광폭 경영행보를 이어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 회장은 현재 대성산업을 비롯해 4개사에 전문경영인과 함께 공동대표에 앉아 있다. 사내이사직을 가진 계열사도 5곳이나 된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김 회장이 산수(傘壽·8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후계구도는 ‘오리무중’이라는 얘기가 된다. 반전이다. 대성산업 계열 체제에서 벗어나 있는 가족사 중 하나인 ‘에이원(A-ONE)’을 들춰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 [거버넌스워치] 대성산업 ⑤편으로 계속)  

대성산업 계열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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