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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IPO 신기록 '파라빌리스' 3박자 흥행공식 살펴보니

  • 2026.06.16(화) 10:00

7.7억달러 조달…두달 만에 최대 기록 경신
임상 데이터·희귀질환·빅파마 협업, 흥행으로

미국 바이오텍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기록이 경신됐다. 항암제 신약 개발사 파라빌리스 메디슨(Parabilis Medicines)이 주인공인데 지난 10일 상장으로 무려 7억7050만 달러(약 1조1500억원)를 조달했다.

이 같은 기록은 두 달 전, 비만치료제 개발사 카이레라(Kailera)가 세운 역대 최고 기록(6억2500만 달러)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상장과 동시에 이뤄진 빅파마 리제네론(Regeneron)의 7500만달러 투자를 합치면, 파라빌리스가 단숨에 거머쥔 현금은 8억4550만 달러(약 1조2800억원)까지 불어난다.

카이레라와 파라빌리스로 이어진 연이은 초대형 IPO 흥행은 고금리와 임상 실패 누적으로 빙하기를 겪었던 미국 바이오 IPO 시장의 뚜렷한 변화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은 단순한 자금 조달 규모를 넘어 파라빌리스의 차별화된 '흥행 공식'에 주목하고 있다.

하버드 석학 창업…'단백질 직접 타격' 신약 베팅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파라빌리스는 하버드대 교수인 그렉 베르딘(Greg Verdine)이 공동 창업한 임상 단계 바이오텍이다. '포그 파마(Fog Pharmaceuticals)'라는 사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이미 아크 벤처 파트너스(ARCH), 피델리티, 구글 벤처스(GV), RA 캐피탈 등 굵직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8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파라빌리스의 핵심 기술은 '헬리콘(Helicon)'으로 불리는 펩타이드 기반 신약 플랫폼이다. 기존 합성신약(저분자 화합물)이나 항체 의약품으로는 접근하기 까다로웠던 세포 내부의 단백질 상호작용, 이른바 '난공불락(Undruggable)' 표적을 직접 타격하는 기술이다.

가장 앞서 있는 파이프라인은 '졸루카테티드(zolucatetide)'다. 암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Wnt/β-catenin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삼으며, 현재 데스모이드 종양(희귀 연조직 종양)과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간세포암 등 다양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다.

확실한 데이터·빅파마 협업이 만든 흥행

이번 파라빌리스 기업공개 흥행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막연한 플랫폼 기술력이 아닌 '눈으로 확인된 데이터'와 '외부 검증'이 꼽힌다.

졸루카테티드는 이미 여러 고형암 임상(1/2상)에서 150명 이상의 환자에게 투여되며 임상적 근거를 쌓고 있다. 지난 2월 공개한 일부 임상 결과는 데스모이드 종양 환자에게서 객관적 반응률(ORR) 74%, 질병 통제율(DCR) 100%를 기록했다.

게다가 최근 리제네론과 맺은 최대 22억 달러에 댈하는 대규모 협력 계약이 파라빌리스 기술력에 대한 강력한 보증수표가 됐다는 평가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의 사용처도 명확하다. 파라빌리스는 조달 자금 중 1억5000만 달러를 데스모이드 종양 대상 임상에, 1억2000만 달러를 기타 고형암 임상에 투입할 계획이다. 나머지 1억9000만 달러는 후속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사용한다.

상반기 나스닥 바이오 IPO 흥행…높아진 기준점

미국 바이오기업 상장 시장은 2022년 이후 금리 인상과 임상 실패 누적으로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하지만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파라빌리스 상장 전까지 12개 신약 개발사가 41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의 눈은 어느 때보다 깐깐해졌다. 최근 투자자들은 단순한 플랫폼 스토리를 넘어 △임상 데이터 △대형 제약사와의 파트너십 △검증된 투자자  △재무구조 등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추세다.

실제로 파라빌리스 앞서 신기록을 작성한 카이레라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비만치료제 영역에서 확실한 임상 단계 자산을 확보했고, 대형 벤처캐피탈(VC)의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러한 흥행공식과 궤를 같이한다. 

파라빌리스와 카이레라의 사례는 혁신적인 기술력, 이를 뒷받침하는 대규모 자본, 그리고 글로벌 빅파마와의 전략적 협력이라는 조합이 미국 바이오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이러한 요건을 갖춘 후속 기업들의 등장과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장기적인 시장 회복세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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