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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워치]中 약가 인하 피하려 서류 위조한 제약사

  • 2026.07.12(일) 10:00

익명 제약사…약가회피 청원서 서명 위조
'VBP 등재=약가 인하 직격탄'…회피 시도

중국의 약가 인하 제도를 피하려 의사 서명을 위조한 외국계 제약사가 중국 당국에 적발됐다. 자사 의약품을 대량구매조달(VBP) 대상에서 빼기 위해 벌인 부정행위다. 미국 시장에서의 특허절벽을 앞둔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벌이는 약가 방어전이 격화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중국 국가의료안전국(NHSA)은 지난 7일 익명의 외국계 제약사가 제출한 청원서에서 서명 위조를 적발했다. 31개 병원 소속 의사 78명의 서명 가운데 80% 이상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청원서 중 일부는 영업사원이 대신 썼고, 다른 이미지를 도용하거나 실존하지 않는 인물 명의를 쓴 경우도 있었다. 실제 서명한 소수의 의사들도 대부분 '설문조사'나 '사후관리'라고 속아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청원서는 해당 의약품을 VBP 가격입찰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당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문제의 약은 결국 이번 VBP 명단에 포함됐다. NHSA는 "약가 등재 과정에서의 부정행위"를 엄경히 단속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위조 서류를 제출한 기업의 구체적 명칭은 공개하지 않았다. 부정까지 저질러 등재 피하는 이유

이번 위조 사건의 배경에는 VBP 제도가 있다. VBP는 중국 정부가 국공립 병원의 약품 구매 물량을 묶어 대량 입찰하는 제도다. 최저가를 써낸 기업이 물량 대부분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가진 제약사에겐 VBP 등재는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다. VBP에 편입되면 값싼 제네릭과 최저가 경쟁을 벌여야하기 때문이다. VBP 낙찰가는 통상 기존 대비 50~90% 낮고, 일부 품목은 인하폭이 96%를 넘긴다.

그렇다고 편입을 피하기도 쉽지 않다. VBP는 원칙적으로 유사 품목이 3개 이상이면 가격입찰에 부친다. 오리지널이 빠지려면 '임상적으로 제네릭 대체가 어렵다'는 근거가 필요하다. 이번 위조가 의사 청원서를 겨냥한 이유다. 품목 선정에 반영되는 임상적 필요성을 인정받기 위해 서명을 위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정부의 약가 인하 제도를 피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노바티스는 VBP 편입을 피하기 위해 지난달 명단 공개 직전 자사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의 특허를 연장했다. 특허가 유지되면 제네릭 진입이 막혀 저가 경쟁 자체를 피할 수 있어서다. '엔트레스토'는 중국 국공립병원에서 연 7억달러(약 1조500억원)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NHSA는 약가 등재 과정의 부정에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중국 시장 매출을 지키려는 외국계 제약사의 몸부림이 서류 위조라는 무리수로까지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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