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빅파마도 성공하지 못한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에 국내 바이오텍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고령화와 비만 인구 증가로 시장성은 커지고 있지만, 아직 질병 진행을 억제하거나 연골을 재생하는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은 줄기세포와 세포·유전자치료제, 펩타이드 등 각기 다른 기술을 앞세워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후속 임상 결과 및 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는 이들 기업의 개발 경쟁에서 중요한 시점이 될 전망이다. 2a상 성과 vs 코오롱티슈진 3상 고배
최근 주목을 받은 기업은 강스템바이오텍이다. 회사는 최근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의 국내 임상 2a상에서 통증과 관절 기능 개선 등 주요 평가지표를 충족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에 따라 기술이전과 후속 임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회사는 임상 2a상 결과를 바탕으로 2b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반면 코오롱티슈진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한 'TG-C' 첫 번째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투여군에서는 통증과 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지만 위약군에서도 예상보다 높은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오는 10월 발표를 앞두고 있는 또 다른 임상 3상 결과에 따라 상용화 가능성이 다시 열릴 수도 있다.
K바이오, 골관절염 치료제 도전장
다른 기업들도 각기 다른 플랫폼으로 국내외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국내에서 2012년 허가를 받은 동종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초 미국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지난 8일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확보한 임상 데이터와 국내 장기 치료 경험을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통상 두 건 이상 요구되는 허가용 임상 3상 대신 한 건의 임상만으로 허가를 추진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일본에서는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바이오솔루션은 지난해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자가 연골세포 치료제 '카티라이프'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카티라이프는 미국 임상 2상을 마치고 임상 3상 진입을 준비 중이며, 지난 4월에는 중국 하이난 보아오 러청 의료특구에서 특별 승인을 받아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차세대 치료제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바이오솔루션은 최근 주사형 무릎 골관절염 세포치료제 후보물질 '스페로큐어'의 국내 임상 1/2a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으며 파이프라인 확대에 나섰다. 기존 카티라이프가 수술을 통해 연골 결손 부위에 이식하는 방식이라면, 스페로큐어는 주사 방식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 펩타이드 기반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E1K(엔게디1000)'으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E1K는 통증 개선과 연골 손상 억제를 동시에 목표로 하는 혁신신약 후보물질로, 지난달 국내 임상 3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회사는 리더스코스메틱에 약 1000억원 규모로 국내 판권을 이전하며 상업화 기반을 마련했으며, 미국 임상 3상 등 글로벌 개발은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방식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빅파마 실패…골관절염 개발 난제
골관절염은 대표적인 미충족 의료수요(Unmet Needs) 질환으로 꼽힌다. 고령화와 비만 인구 증가로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현재 치료는 소염진통제(NSAIDs), 스테로이드 주사, 히알루론산 주사, 인공관절 치환술 등 증상 완화 중심에 머물러 있다. 통증을 줄일 수는 있지만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거나 질병 진행 자체를 늦추는 근본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높은 시장성에도 불구하고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은 글로벌 제약사들조차 쉽게 넘지 못한 영역이다. 대표적으로 화이자와 일라이 릴리가 공동 개발한 신경성장인자(NGF) 억제제 '타네주맙(Tanezumab)'은 임상에서 통증 개선 효과를 확인했지만, 급진성 골관절염(RPOA) 등 관절 손상 위험이 제기되면서 2021년 개발이 중단됐다.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의 가장 큰 난관은 후기 임상이다. 초기 단계에서 통증 개선 가능성을 확인하더라도,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는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과 장기 안전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한다.
특히 골관절염은 통증과 기능 개선 등 환자가 체감하는 변화를 주요 평가 지표로 삼기 때문에, 개인의 통증 인식과 상태 변화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약물의 유효성을 명확히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초기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하고도 후기 임상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에 국내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 성패는 후기 임상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골관절염 치료제는 단순히 증상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질병 진행을 늦추거나 연골 손상을 개선하는 효과를 대규모 임상에서 입증해야 하는 것이 과제"라며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시장인 만큼 후기 임상을 성공적으로 통과하는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